제298화
민서후는 임수아를 내려다보며 차갑고 불친절한 말투로 말했다.
“그쪽이 제 선배가 엄청 칭찬하면서 추천한 사람이긴 하지만 기본적인 약속 시간도 못 지키는 사람과는 함께 일할 수 없어요.”
임수아는 할 말이 없었다.
이 결과는 오기 전에 이미 예상한 바였다.
하지만 직접 듣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어쩔 수 없이 허전했다.
임수아는 입술을 꼭 다물고 민서후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감독님, 지각해서 죄송해요. 설명해도 아무 소용 없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오는 길에 강도 사건을 목격해서 도둑 잡으러 쫓아갈 수밖에 없었어요. 그 뒤로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다주는 바람에 지각한 거였어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이만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임수아는 민서후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뒤돌아 이곳을 떠났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민서후는 콧방귀를 뀌었다.
‘강도 사건을 목격했다고? 하...’
크라우드 빌딩에서 나온 임수아는 이승훈에게 전화해서 오늘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승훈은 듣고 나서 한숨을 내쉬었다.
“흠... 수아 씨가 잘못한 건 아니지만 제 후배가 좀 고집이 세서 한 번 마음 먹으면 좀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사람이거든요. 이번 일은 그냥 없었던 거로 하고 수아 씨도 너무 속상해하지 말아요. 다음에 괜찮은 대본이 있으면 또 추천해 줄게요.”
“고마워요. 감독님.”
임수아가 웃으며 말했다.
통화를 마친 그녀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좋아했던 대본이라 내심 속상한 건 사실이지만 지금 보니 인연이 아는 듯싶었다.
오디션을 망쳐서 임수아는 계속 우울해 있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그녀는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저녁에 집에 들어온 윤시혁은 손에 연고를 들고 있었다.
그는 임수아를 바라보며 아주 차분하게 말했다.
“할머니가 꼭 약 발라주라고 해서.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지 말고.”
임수아가 거절하면서 말했다.
“괜찮아요. 굳이 윤 대표님께서 번거롭게 하실 필요 없어요.”
윤시혁은 콧방귀를 뀌면서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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