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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곽정화는 흠칫하더니 이내 다시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이 어찌나 간사한지는 오늘에서야 알았어. 글쎄 그때 우리 얘기를 전부 몰래 녹음해 놓았더라니까. 은채가 시혁이를 구한 것처럼 꾸며낸 뒤 우리가 김준성을 현장에 대기시켰던 일, 돈으로 당시 그 꼬마를 매수한 일, 나중에 김준성이 돌아와 보고를 한 일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녹음해 놨어.” 곽정화의 얼굴빛이 험악해졌다. 그녀의 말을 들은 서은채와 서윤미의 얼굴도 동시에 굳어졌다. 녹음 파일이라는 증거가 있으니 이제 그들은 불리한 처지에 몰렸다. 곽정화는 다시 말했다. “김준성이 우리한테 기한을 딱 하루 줬어. 내일까지 돈 200억이 들어오지 않으면 바로 시혁이를 찾아가서 그때 있었던 모든 진실을 다 말하겠다고 했어.” 잠시 침착함을 되찾은 서은채가 고개를 들고는 진지한 얼굴로 서문혁을 바라봤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아빠, 절대 시혁이 이 사실을 알게 해서는 안 돼요.” 그제야 서윤미도 정신을 차리고는 맞장구쳤다. “맞아요, 아빠. 절대로 형부가 알면 안 돼요. 오늘 언니를 따로 불러서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임수아를 좋아하게 되어서 언니와 결혼할 수 없다고요 언니에게는 고마움만 남아 있대요. 다만 언니가 그때 자신을 구해준 은혜만은 잊지 않았다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언니랑 형부 사이를 이어주는 끈은 이제 그 일 하나뿐이에요. 그런데 지금 진실이 드러난다면... 형부는 언니를 더 이상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서문혁과 곽정화의 얼굴 역시 어두워졌다. 윤시혁이 서은채를 불러내 따로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은 그들조차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곽정화는 마음이 다급해져 서문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여보, 어떻게든 막아야 해. 이 일을 시혁이가 알아선 절대 안 돼.” 서문혁은 굳은 얼굴로 잠시 침묵하다가 무언가를 결심한 듯 낮게 말을 내뱉었다. “알았다. 이 일은 내가 처리하마. 어떤 일이 있어도 시혁이가 진실을 듣는 일은 없을 거다.” 그렇게 장담했지만 정작 그의 수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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