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박훈은 경찰에 구속되었고 심영지는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주씨 가문의 저택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사진 속 박훈은 얼굴이 잿빛으로 되어 한때의 의기양양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경찰에게 제압된 채 순찰차에 오르는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심영지의 상태는 더 심각했다. 심하게 맞은 데다 다리 한쪽이 부러져 평생 다시는 무대에 설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심영지의 중상 소식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자 곧이어 한 여성이 그녀를 고발했다. 심영지가 대회 심사 위원들을 매수해 부당하게 우승을 차지했다고 폭로했다.
나는 그녀가 챔피언 반지를 끼고 내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웃던 모습이 떠올라 씁쓸한 감정이 밀려왔다.
휴대폰을 내려놓는 순간 뒤에서 남자의 발소리가 들렸다. 잘생기고 단정한 남자가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뉴스 다 봤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바라봤다.
“네, 다 봤어요. 정말 감사해요. 주 대표님.”
박훈의 집을 떠나기 전 나는 주현욱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전에 내가 끔찍한 일을 겪은 뒤 주현욱이 한 번 나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와 우리 엄마가 생전에 막역한 사이였고 우리 두 사람의 혼담까지 오갔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자신이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왔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때 나는 이미 박훈의 청혼을 받아들인 상태였기에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주현욱은 잠시 침묵하고 더 이상 붙잡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 잘 알지도 못했고 얼굴 한 번 제대로 본 적 없는 사이였기에 그의 반응을 예상했다. 게다가 나에게 그런 불명예스러운 일이 있었으니 보통 남자라면 이미 나를 피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약속을 지키려 했기에 나는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주현욱은 떠나기 전 내게 전화번호 하나를 건네며 말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요.”
그때의 나는 증오에 눈이 멀어 있어 그저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연락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주현욱의 수완은 소문 그대로였다. 불과 일주일 만에 박씨 가문은 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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