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서아진은 병원에서 보름을 더 보냈다. 그 보름 동안 신지환은 한시도 병원을 떠나지 않았지만 억지로 병실에 쳐들어가거나 흥분해서 캐묻는 법이 없이 매일 같은 시간에 나타나 보약이나 과일, 꽃다발을 가져와 간호사에게 대신 전달해달라고 했다.
의사는 서아진에게 정밀 검사를 해볼 것을 건의했다. MRI, 그리고 신경 계통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검사했지만 기질적 손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성격이 변한 이유에 대해 의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트라우마가 왔거나 심리적인 방어기제로 상처와 관련된 기억과 사람을 잊은 거라고 추측했다.
신지환도 이 설명을 받아들였다. 아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다. 그래야만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생긴다.
신지환은 일편단심으로 그를 사랑해 주던 서아진이 잠깐 잠들었거나 어디 숨은 거라고 생각했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과 추억으로 소환하면 언젠가는 돌아올 거라고 믿었다.
신지환은 많은 자료를 찾았고 정신의학과 선생님과 상담을 나누며 잠든 서아진의 의식을 깨울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함께 생활한 곳으로 돌아가 추억을 되짚다 보면 다시 기억할 거라고 믿었다.
퇴원하는 날, 신지환은 일찍부터 병실 앞을 지키고 섰다. 오늘 특별히 서아진이 제일 좋아하는 아이보리 니트를 입고 제일 좋아하는 샴페인 장미까지 준비했다.
“아진아. 퇴원하는 거 도와주러 왔어. 차 바로 아래에 세워뒀거든. 이제 집에 가자.”
신지환이 꽃다발을 건네며 잘 보이려고 애썼지만 서아진은 받기는커녕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고마워요. 하지만 그럴 필요 없어요. 비서가 데리러 오기로 했거든요.”
신지환의 웃음이 그대로 굳었지만 이내 표정을 정리하며 말했다.
“아진아. 고집 부리지 말고. 아직은 기억이 돌아오지 않아서 그럴 수 있는데 우리가 함께 살던 집으로 가야지. 우리의 추억이 담긴 곳이잖아. 그곳으로 가면 네가 기억을 떠올리는 데도 도움이 될 거야. 약속할게. 그곳으로 가서 몸이 불편하면 바로 병원이나 네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겠다고.”
서아진이 입을 꾹 다물고 그런 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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