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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장

  말을 마친 나윤아는 고개를 돌려 조태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출발하죠, 배가 고프네요. 야식 먹으러 가고 싶어요."   조태준도 그날 밤의 일을 떠올렸고, 순간적으로 나윤아가 자신을 운전해 돌아오게 한 의도를 깨달았다.   쳇, 미래의 여자친구가 꽤 앙심을 품는 타입이네.   하지만 그는 이런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은원은 확실히 하고, 원수는 반드시 갚으며,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은 좋은 일이다.   조태준은 김준혁을 한 번 바라보고는, 떠나기 전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김준혁 씨, 죄송합니다. 제 미래의 여자친구가 당신을 태워드리는 걸 별로 원하지 않아서요. 저흰 먼저 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치자 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윤아는 백미러 속 김준혁의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한결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앙심을 품는 것에 능하다. 과거의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김준혁은 그 자리에 서서, 점점 멀어져 가는 차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입에 문 담배에서는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은 일부러 그런 것이다.   그는 그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짜증이 났다.   문기현이 김준혁이 말한 곳에 도착했을 때, 멀리서 그가 차 옆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보였다.   문기현은 김준혁의 인내심이 바닥난 줄 알고 서둘러 차를 길가에 세우고 문을 열어 내렸다. 그리고 다가가서 말했다. "견인차 회사에 이미 연락했습니다. 곧 도착할 겁니다."   김준혁은 고개를 들고 문기현을 한 번 쳐다본 후, 손에 쥔 담배를 비벼 끄며 말했다. "차 키 줘."   문기현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서둘러 주머니에서 차 열쇠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김준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문기현의 차에 올랐다. 그리고 불과 두 초 만에, 차를 몰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문기현은 길가에 서서 자신의 차 뒷부분을 바라보며 오늘 밤의 김준혁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딱히 뭐라고 정의할 수는 없었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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