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아니에요. 이 아이 아마도 버려진 것 같아요.”
그러자 성지태는 비웃듯 말했다.
“이런 동네에 흘러들어와서 마침 한밤중에 이런 아이를 주웠다고?”
어이가 없었던 심민지는 말투도 자연히 거칠어졌다.
“설마 이 아이가 제 아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더 나아가서 제가 몰래 낳아놓고 지금까지 숨겨 왔다고 의심하는 건 아니고요?”
사실 성지태가 아니었더라도 그녀는 그 아이를 낳을 수 없었다.
빚은 산더미였고 자기 한 몸 건사하기도 버거운데 아이를 키울 능력은 애초에 없었다.
만약 낳았더라면 아마도 그 배달원 여성처럼 조건이 되는 집을 찾아 아이를 보냈을 가능성이 컸다.
“그런 건 아니었으면 좋겠네.”
심민지는 빈정거리듯 말했다.
“걱정 마세요. 감히 대표님의 아이를 낳을 배짱은 없으니까요.”
그녀가 이런 반응을 보일 때마다 성지태는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 당장이라도 목을 졸라 버리고 싶은 충동이 치밀었다.
심민지는 그 자리에 서서 한동안 기다려 봤다.
설령 배탈이 났다 해도 오토바이를 타고 5㎞ 떨어진 화장실에 다녀왔으면 진작 돌아왔을 시간이었다.
그런데도 나타나지 않았으니 정말로 아이를 버린 게 분명했다.
이윽고 그녀는 자리를 떠나려 했다. 하지만 움직이기만 하면 아이가 꼭 뒤따라왔다.
뒤돌아보면 늘 죄 없는 눈동자가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버려진 아이라면 원래는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마땅하나 막 구치소에서 나온 그녀는 다시 경찰을 마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성지태에게 부탁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꿨다.
“이 아이 정말 버려진 것 같은데... 대신 신고 좀 해줄 수 있어요?”
“왜 네가 직접 신고를 안 하지?”
심민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전과가 있으니까요. 경찰한테 이것저것 다시 조사받고 싶지 않아요.”
“자업자득이지. 이제야 잘못한 걸 알겠어?”
‘잘못?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거지?’
그 순간, 심민지는 문득 깨달았다.
당시의 일은 성지태가 일부러 그녀를 모함한 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가 아니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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