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심민지는 목소리가 떨렸지만 최대한 그 남자를 달래려 애썼다.
“무시한 거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보세요, 저 배달까지 하고 있잖아요. 제가 무슨 자격으로 그쪽을 무시하겠어요.”
남자는 그녀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다시 한번 그녀가 사는 집을 둘러보더니 그제야 믿는 눈치였다. 흥분한 것도 한풀 꺾여 차분하게 심민지의 신상을 캐묻기 시작했다.
“그럼 네가 말한 전과라는 게 뭐야? 무슨 전과가 있는데?”
메시지를 보낼 때만 해도 그녀는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찾아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동안은 빚이 6억 원이나 된다고 말하면 대부분의 남자들이 알아서 흥미를 잃었으니 말이다.
그녀가 머뭇거리자 남자는 자기 확신에 찬 결론을 내려버렸다.
“날 속인 거야? 전과 없으면 나랑 딱이네. 걱정 마, 이혼녀라도 난 개의치 않으니까.”
심민지는 말문이 막혔다.
이 남자는 자신이 심민지를 마음에 들어 한 게 오히려 그녀에게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바닥에서 오래 버텨온 그녀는 알고 있었다. 어떤 남자들은 아무리 처지가 나쁜 여자라 해도 ‘거절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그래서 심민지는 괜히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남자는 일방적으로 조건을 나열했다.
“결혼하면 내가 320만 원 줄게. 대신 네 빚은 네가 갚아. 부부 공동재산 계약서 쓰고 내 돈은 내 돈이야. 네 빚 갚아주는 일은 없어. 그리고 네 딸은 데려와도 돼. 같이 먹여 살려줄게.”
같이 먹여 살려준다는 말을 듣는 순간, 그녀는 이 남자가 아이조차도 예외에 두지 않을 인간이라는 걸 직감했다.
마음이 서늘하게 식어갔다.
거절했다가는 이런 비정상적인 인간이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심민지는 억지로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제 딸도 키워주실 건가요?”
남자는 명령하듯 말했다.
“당연하지. 지금 당장 날 차단 해제해. 내일 저녁에 데리러 올 테니까 우리 부모님 뵙자. 부모님이 물어보면 꼭 아들 낳을 생각 있다고 말해. 알겠지? 너 이혼녀잖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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