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육지헌은 멍한 채 별장으로 돌아왔다.
손에 쥔 병원 기록 복사본은 마치 달군 쇠붙이처럼 손바닥을 태웠다.
거대한 충격과 후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인터넷을 휩쓴 거대한 파도가 그에게 다시 한번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가 서재에 겨우 발을 들여놓자마자 최민우가 다급한 표정으로 태블릿 PC를 건넸다.
“육 대표님, 뉴스 좀 보세요.”
화면에는 충격적인 제목들이 미친 듯이 스크롤 되고 있었다.
[충격적인 반전. 소림 그룹의 상속녀 소민희, 임형석 교수 살해의 진범이었다.]
[단독 공개. 소민희 범행 전 과정 자백, 녹음 공개.]
[강태리 교수, 누명을 쓰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인내.]
[미림 그룹 자금 세탁 연루 의혹. 전 부인 강태리 결정적인 증거 남겨.”
기사에서는 김도운이 계획적으로 USB에 담긴 내용을 공개했다고 한다.
소민희가 핵심 증인을 매수하고 현장 증거를 조작한 상세한 기록뿐만 아니라 더욱 은밀하고 뚜렷한 녹음 파일도 있었다. 그 녹음 파일에는 소민희가 술에 취해 오만하게 털어놓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임형석 이 늙다리가 내 길을 막으려 했어. 내가 조금만 힘을 줬을 뿐인데 쓰러지더라.”
“그럼 임 교수님이 널 성폭행했다는 보도는?”
“당연히 내가 사람을 시켜 퍼뜨린 거지. 안 그랬으면 어떻게 빠져나왔겠어? 육지헌 그 멍청이도 결국엔 믿고 말았지만... 강태리? 흥 그냥 바보일 뿐이야. 증거 좀 찾았다고 나를 무너뜨릴 수 있을 줄 알아? 지헌 오빠 마음속에 네 딴 것이 중요한 줄 아나 봐.”
동시에 USB에는 미림 그룹의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에 대한 증거도 포함되어 있었다.
비록 핵심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규제 당국의 관심과 대중의 의문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했다.
여론은 발칵 뒤집혔다.
전에 강태리에게 쏟아졌던 온갖 비난은 이제 더욱 거세진 파도로 소민희와 미림 그룹을 덮쳤다.
육지헌은 화면에 뜬 그 낯익은 증거물들을 바라보았다. 그가 예전에 ‘조작’이라 매도했던 것들이다.
이제는 명백한 증거가 되어 마치 매서운 따귀처럼 그의 얼굴을 후려쳤다.
그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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