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조옥정의 말을 듣고 나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조국철에 대해 계속 회피하며 말하지 않은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 일은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곤지산, 이름이 듣기 좋으나 사실 마귀와 귀신이 사는 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곳에 들어간 많은 사람이 돌아오지 못했다고 나는 들은 바 있었다.
‘어떡하면 좋을까?’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사실 어릴 적부터 깊은 산, 바닷가, 그리고 번화가로 가지 말라고 황영수는 입이 닿도록 내게 경고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곤지산에 갈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소파에 앉아 있던 나는 마음이 너무 복잡해 평소 피우지 않던 담배까지 집어 들더니 바로 피우기 시작했다.
죽는 것이 두렵지 않았으나 나를 신경 써준 황영수의 은혜를 갚고 싶었다.
“여보, 아무래도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조옥정이 내 앞에 쭈그려 앉더니 내 팔을 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시간이 일분일초 흐르며 날이 점점 어두워졌다.
“아니, 그래도 가야 해.”
담배 한 대를 피운 뒤에 나는 가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나를 잘 대해준 조국철이 가족과도 다름없기에 아무리 생각해도 가지 않으면 평생 마음이 놓이지 않을 것 같았다.
“제가 곤지산에 들어갈 수가 없으니 당신을 홀로 보내고 싶지 않네요.”
곤지산에 들어가겠다는 내 말을 들은 조옥정은 눈물을 글썽였다.
곤지산은 아직 인간이 되지 못한 마귀와 귀신들이 수련하는 곳이라고 조옥정은 말했다.
그래서 비록 인간이 아니지만 언제든 인간으로 변할 수가 있으니 곤지산의 규칙에 따라 그녀가 들어갈 수 없었던 것.
조옥정의 말을 들으니 나는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그런 위험한 곳에 그녀를 보내 고생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오히려 잘 됐어. 내가 가면 되니까 당신은 이곳에 남아 국철 아저씨를 돌봐줘.”
나는 미소 지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렇다면 저는 산 아래서 기다릴게요.”
내가 마음 굳힌 것을 보고 조옥정은 말릴 생각이 없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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