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이렇게 한 발 한 발 걸어서 산 중턱에 이르고 보니 놀랍게도 그곳에는 무덤 하나가 있었다.
이를 본 나는 등골이 오싹했다.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곤지산에 무덤이라니.’
무덤 앞에는 화환이 여러 개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아직 다 태우지 못한 종이돈이 있었다.
그리고 무덤 위의 흙도 금방 쌓아 올린 듯 신선했고.
한밤중에 이런 장면을 목격하니 소름이 끼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용감한 사람이라도 무덤에 쉽게 접근하지 못할 거야.’
나는 이를 무시한 채 재빨리 산 위로 달렸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그만 발을 헛디뎌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아!!!”
머리가 그만 돌에 부딪혀서 눈을 떠보니 무덤 위에 떨어져 있는 것을 알아챈 나는 깜짝 놀라 황급히 일어났다.
내 심장은 북 치듯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고 있는데도 이마에서는 땀이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고, 입에서는 짠맛이 느껴졌다.
조급해서 그런지 발이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음양의 몸인 내가 대체 뭘 두려워하는 거야? 귀신과 마귀를 만나면 만났지. 어차피 그놈들도 나랑 별반 다를 바가 없을 터. 어쩌면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
이렇게 생각하니 의외로 두려움이 조금 사라졌고, 발걸음도 조금 전보다 훨씬 빨라졌다.
비가 점점 더 거세진 가운데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겠지만 산 정상에 거의 도착했을 때, 큰 나무 한 그루가 보였다.
‘빨리 올라가서 나무 아래서 비를 피해야겠어.’
이렇게 생각하자마자 나는 망설였다.
토끼 요정이 산 정상에서 인간으로 변한다고 한 조옥정의 말이 떠올라서.
발걸음을 멈춘 순간, 번개가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가더니 귀청에 터질듯한 천둥소리가 울렸다.
그러더니 ‘악’하는 소리와 함께 산 정상의 큰 나무 아래에서 귀가 찢어질 듯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나는 저도 모르게 흥분되기 시작했다.
‘혹시 내 추측이 맞다면 이것은 토끼 요정이 낸 소리일 거야.’
이렇게 생각한 나는 두려움도 잊은 채 산 정상을 향해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비록 중간에 몇 번 미끄러지기도 했으나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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