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설마 이것이 옥정이 말한 가장 허약한 상태라는 건가?’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허약해 보였다.
‘요정이 인간 형태로 변하는 것도 일종의 환골탈태인가 보다. 사람 사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보아하니 요정도 마찬가지구나.’
내가 입술을 깨물며 손에 쥐고 있던 돌을 토끼에게 던지자, ‘쾅’하는 소리와 함께 큰 굉음이 귓가에 들렸다.
눈을 떠보니 돌에 맞아 토끼의 머리에서 뇌수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비록 죽었으나 토끼가 여전히 눈을 부릅뜬 채 나를 쏘아보고 있어서 나는 가까이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때 갑자기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서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반드시 뜨거운 심장을 인간의 몸에 의식해야 살릴 수 있다고 옥정이 말했었지.’
내가 허둥대며 상의 주머니에서 조옥정이 준 빨간 주머니를 꺼내자마자 주머니에서는 강한 빛이 뿜어져 나오며 토끼의 배 쪽을 향해 비추었다.
그러자 새빨간 심장이 반짝반짝 빛을 내며 토끼의 몸에서 나오더니 빛을 따라 내 앞으로 날아왔다.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그 뜨끈한 심장을 빨간 주머니에 넣은 뒤에 바로 상의 안쪽 주머니에 넣었다.
‘이제 조국철을 살릴 수 있게 되었어.’
이렇게 생각하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나는 두 손으로 상의 안쪽에 있는 심장을 꼭 움켜쥔 채 거의 미친 듯이 산 아래로 달리기 시작했다.
야속하게도 칠흑 같은 밤에 내리는 비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세게 내 얼굴을 때렸다.
그렇게 빗물에 의해 시야가 흐려진 것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온 힘을 다해 달리는데 순간 이상함을 감지했다.
사람 그림자 같은 게 내 옆에서 따라오고 있었던 것.
물론 그림자의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도망가? 어디까지 도망가려고?”
갑자기 뒤에서 여자의 독기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뒤가 아니라 옆에서 따라오는 그림자의 목소리일 터. 이제는 끝이란 말인가?’
나는 절망에 빠졌다.
‘힘들게 구한 심장을 가져가지 못하게 되었다니.’
이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