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어제 나 너랑 잤었어?”
“풉!”
나는 머금고 있던 생수를 뿜은 뒤 황급히 생수병을 내려놓고 놀란 얼굴로 염효남을 바라봤다.
염효남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진지한 눈빛을 보니 절대 농담 삼아 한 말은 아닌 듯했다.
사실 나는 대충 얼버무려서 넘길 생각이었는데 염효남의 눈빛을 보니 그럴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마음을 다잡고 차분하게 말했다.
“아니. 어젯밤 우리 둘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었어.”
염효남은 나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갑자기 자세를 바로 하며 남들보다 예쁜 자신의 몸을 툭툭 치면서 말했다.
“어쩐지 아무 느낌도 없더라. 난 네가 그쪽으로 좀 부족한 줄 알았지.”
‘내가 부족하다고? 보면 아주 깜짝 놀랄 텐데?’
염효남의 말을 들은 나는 조금 화가 나서 일부러 복수하듯 말했다.
“대체 무슨 느낌을 원했던 거야?”
염효남은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더니 고개를 숙이며 우물쭈물했다.
“그냥... 여자들이 느낄 법한 그런 느낌 말이야.”
“내가 여자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알겠어?”
나는 염효남의 말에 대충 대꾸했다. 그런데 이내 허리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염효남이 나를 꼬집은 탓이었다.
“모르겠으면 묻지 마. 너한테 알려줄 생각 없으니까! 흥!”
말을 마친 뒤 염효남은 고개를 돌리며 더는 나를 바라보지 않았다.
“역시 여자들은 다 사납다니까.”
나는 통증 때문에 허리를 주무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옆에 있던 조옥정은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서늘한 손으로 내 몸을 주물러주면서 부드럽게 미소 지어 보이며 말했다.
“여보, 궁금하면 제가 알려드릴까요?”
“음... 아니. 괜찮아.”
나는 앞에 있는 조옥정을 보자 왠지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
조옥정은 천 년 동안 도력을 쌓았으니 그런 방면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때 나는 한 쌍의 밝은 눈동자가 나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조금 전 고개를 돌렸던 염효남의 눈동자였다.
“누구랑 얘기한 거야?”
염효남은 내 앞을 바라보며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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