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가벼운 문소리가 마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마른 나뭇잎을 밟는 소리처럼 들렸다.
곧이어 중년 여성이 문틈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두 분, 무슨 일이죠?”
중년 여성은 지친 얼굴로 힘겹게 말을 내뱉었다.
나는 황급히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저의 스승님은 황영수이고, 양유리 씨를 찾아왔습니다.”
양유리는 바로 나의 세 번째 아내였다.
비록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몰랐지만 이 중년 여성의 얼굴빛을 보니 분명 작은 일이 아니었다.
“당신이 바로 황영수 도사님의 제자라고요?”
내가 황영수의 제자라는 말을 듣자마자 중년 여성의 생기 없던 두 눈에 희미한 빛이 스쳤다.
“도사님! 마침내 오셨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중년 여성의 목소리에는 초조함이 가득했고, 그녀는 나를 집 안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
내가 무슨 일인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나와 염효남은 그녀에게 끌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아주머니, 잠깐만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먼저 말씀해 주시겠어요?”
나를 끌고 가는 중년 여성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
“우리 아가씨가 병에 걸렸는데 여러 날 동안 치료해도 낫지가 않아요. 우리 아가씨를 살릴 방법은 도사님밖에 없어요!”
“병이라고요? 아가씨께서 무슨 병에 걸린 거죠? 죽을 수도 있나요?”
옆에 있던 염효남이 물었다.
“네 죽긴 죽어야 하는데 아가씨가 죽는 게 아니라 아가씨를 치료하던 사람들이 죽어요.”
“뭐라고요?”
중년 여성의 말에 나와 염효남은 소름이 끼쳤다. 환자는 죽지 않고 오히려 치료사를 죽이는 병이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중년 여성의 안내로 저택 객실에 도착했다.
넓은 객실에는 5미터가량 되는 커다란 소파에 여러 사람이 앉아 있었다. 모두의 얼굴에는 깊은 걱정이 가득했고, 의식마저 흐릿한 듯 정신이 하나같이 멍한 상태였다.
“도씨 아주머니, 이 두 분은 누구시죠? 왜 이분들을 데리고 들어오셨나요?”
도씨 아주머니와 비슷한 나이의 중년 남자가 머리를 움켜쥔 채 고개를 돌려 우리를 바라보았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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