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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조옥정이 내 곁으로 다가와 침대에 누워 있는 양유리를 응시하자 얼굴에 심각한 기색이 어렸다. “여보, 제 추측이 맞다면 이 여인은 고독에 걸린 것 같아요.” “고독이라고? 대체 어떤 종류의 고독이야?” 조옥정의 말에 나는 얼굴이 굳어졌다. 도사로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일을 다룰 수 있지만 오직 고독만은 결코 쉽게 다룰 수 없는 영역이었다. 조옥정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고독을 다루는 자들이 쓰는 독충들은 대부분 너무나 음흉하고 사악해서 이런 경우를 겪어 본 적이 거의 없거든요.” “양유리에게 직접 고독을 건 장본인을 찾지 않는 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거예요.” 조옥정의 말을 듣고 내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이 사실을 양천생 일가에게 알린다면 그들의 실망은 더 커질 터였다. 조옥정이 말을 이었다. “양유리의 병을 치료하러 왔던 도사들이 모두 죽임을 당했다는 건 고독사가 당신까지 노리고 있다는 뜻일지도 몰라요.” 조옥정의 말은 어이없었지만 한편으로는 생애 처음으로 나를 죽이려 드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감이 스치는 것도 같았다. 조옥정이 주먹을 꽉 쥐며 내게 다짐했다. “여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 고독사가 감히 나타나기만 한다면 제가 반드시 제대로 혼내주겠어요. 고독사란 존재는 비록 위험하지만 저에게는 통하지 않아요. 그들에게는 제게 고독을 쓸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래, 알겠어.” 조옥정이 내 곁에서 돕는다는 것은 상대가 알지 못하는 나만의 이점이었다. 고독사가 나를 직접 상대하려면 먼저 내게 접근해야 했고 그러면 조옥정의 능력으로 그를 제압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도사님, 우리 딸 병 꼭 고쳐 주실 수 있으시죠?” 내가 계속 침묵하자 양천생이 조바심하며 다가와 물었다. “양 회장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다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뿐이에요.” 나는 양천생의 불안을 진정시키려 애썻지만 실은 고독사의 단서를 찾지 못해 속으로는 초조함이 가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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