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응. 약 가져왔어.”
말을 마친 후, 허준혁은 그녀를 의자에 앉히고 급히 약병을 열었다.
차가운 약액이 목을 따라 한 방울씩 목구멍으로 미끄러져 쥐어짜는 듯한 위장으로 들어갔다.
허준혁은 그녀를 부축해 똑바로 앉힌 뒤,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진통제를 먹으면 위에 해가 돼. 이건 진통제의 약성을 희석시키는 약이야.”
허준혁을 굳게 믿고 있던 임서희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머리 위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축하해야 하는 건가? 벌써 딴남자가 생긴 걸.”
박도운이 류가희를 안고 임서희의 곁으로 다가왔다.
허준혁은 침착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명함을 내밀며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
“서희의 전남편 박도운 씨? 처음 뵙겠습니다. 허준혁이라고 합니다.”
‘전남편?’
그 호칭에 박도운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명함을 받아 든 그는 눈을 내리깔고 명함 위의 글자를 천천히 읽었다.
“로현국 국가 첨단기술 연구센터 1급 수석 교수.”
임서희를 힐끗 쳐다보던 박도운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결혼 생활 동안, 내 아내가 이런 높은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
허준혁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오해하지 마세요. 서희와 난 결혼하기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그리고 서희를 알게 된 건 제 영광입니다.”
말끝마다 서희, 서희...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었다.
“알게 된 지 오래되었다고요? 오래된 연인끼리 옛 감정이 되살아났나 보군요.”
“박도운 씨,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임서희는 그가 이렇게 빈정거리는 것을 너무 싫어했다.
눈을 내리깔던 박도운은 경고의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명심해. 아직은 30일의 숙려기간이 남았어. 그동안 처신 똑바로 해. 박씨 가문의 명예를 훼손하고 호렌 그룹의 주가에 영향을 준다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임서희는 무의식적으로 그 말에 반박했다.
“당신이나 처신 똑바로 해요. 나랑 허준혁 씨는 결백한 사이예요. 결혼 중에 바람을 피운 사람은 당신이에요.”
박도운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임서희,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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