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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저...” 류가희는 입술만 달싹거릴 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날 밤 술에 취한 박도운이 잠든 틈을 타, 그의 휴대폰으로 걸려 온 임서희의 전화를 가로챘던 기억이 떠올랐다. 급히 인터넷에서 19금 영상을 찾아 틀어놓고 마치 둘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꾸며낸 사람은 다름 아닌 류가희였다. 하지만 그 ‘완벽한 계획’은 결국 박도운에게 들켜버리고 말았다. “너한테 따질 생각 없어.” 박도운의 목소리가 서늘하게 떨어졌다. “어차피 넌 내가 임서희와 이혼하려고 이용한 도구일 뿐이었으니까. 이제 내 차에서 내려. 꺼져.” 류가희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핏기가 사라졌다. 그에게서 느꼈던 관심과 사랑은 전부 임서희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기였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됐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다하자마자 이렇게 버림받는 존재였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실감 났다. 그럼에도 억지로 입술을 말아 올렸다. “대표님... 저한테 주셨던 별장과 그 비싼 보석들은요?” “가지라고 했잖아.” 박도운은 귀찮은 듯 말했다. 마치 수십억짜리 별장도, 값비싼 보석도, 그저 손에 묻은 먼지일 뿐인 듯 툭 털어버리려 했다. 그리고 먼지처럼 버려진 것들에는 류가희 자신도 포함돼 있었다. 류가희는 주먹을 꼭 쥐었다. 그동안 자신이 크나큰 착각을 했다는 생각에 얼굴이 붉어졌다. 박도운을 ‘낚은’ 게 아니라 정작 미끼였던 건 자기 자신이었다는 사실이 이제야 비수처럼 꽂혔다. 그럼에도 마지막 자존심을 붙잡고 씩 웃었다. “대표님, 오해는 마세요. 저는 매달리거나 울고불고하는 성격 아니니까. 잘 지내세요.” 그렇게 말하고 롤스로이스 문을 닫고 내리는 순간 표정이 굳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진짜 재수 없어... 이제 꽃길만 걸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줄이야. 임서희, 다 너 때문이야! 정말 재수 없어...” 그녀는 입안으로 욕을 중얼거리며 골목 쪽으로 사라졌다. 류가희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박도운은 조용히 차에 기댄 채 얼마 전 임서희가 허준혁의 품에 안겨있던 장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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