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임서희는 몸이 더 이상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을 느꼈고 목을 조여오는 경련에 끝까지 저항했지만 결국 어떤 소리도 내지 못했다.
슈퍼칩의 경보음은 그녀의 뇌 안에서 한계까지 날카로워졌고 시야의 가장자리는 서서히 흐릿해졌다.
“10초 카운팅이 종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약간의 연민이 섞인 목소리로 선언했다.
“8번 선수는 금지 약물 복용으로 ‘간주’됩니다! 성적 무효, 영구 제명 처리합니다. 즉시 퇴장해 주십시오!”
임서희는 이가 맞물릴 정도로 이를 악물었다.
‘그래. 오늘 슈퍼칩의 신체 반응 훈련은 이미 완료됐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연구소로 돌아가 데이터를 주 서버에 업로드하는 것.’
류가희가 그렇게 목매던 그 우승 트로피, 박도운이 류가희에게 바치려는 다이아 팔찌, 그 모든 것은 애초부터 그녀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임서희는 마지막 남은 힘까지 짜내 가슴을 움켜쥐고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저 출구만을 향해 비틀거리며 나아갔다.
박도운과 스쳐 지나가려던 바로 그 순간, 그의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그녀의 등을 멈춰 세웠다.
“잠깐!”
임서희는 그 자리에 굳어 섰다.
‘설마 날 알아본 건 아니겠지?’
원래도 가빠졌던 호흡이 더 거칠게 흔들렸고 불안이 목을 죄었다.
박도운이 고개를 돌리며 낮게 말했다.
“계좌번호를 호렌 그룹 공식 메일주소로 보내. 16억, 세 시간 안에 입금될 거야.”
‘아, 그 얘기...’
임서희는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래, 난 이미 오래전에 죽은 사람이야. 날 알아볼 리가 없지.’
마스크 아래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입가에 허탈한 웃음만이 미세하게 번졌다.
그녀는 아무 답도 하지 않고 다시 걸음을 떼어 더 빠르게 경기장을 벗어났다.
그리고 그 실루엣이 경기장 문턱을 벗어나는 마지막 순간 박도운은 저도 모르게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왜 저 비틀거리는 뒷모습이... 그렇게 닮아 보이지?’
갑자기 가슴이 저릿했다.
그때, 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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