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허준혁의 차가 연구소 정문 앞에 도착했다.
“서희야, 괜찮아? 걸을 수 있겠어?”
임서희의 입술은 피 한 방울 남지 않은 듯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등은 좌석에 기대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고 눈은 반쯤 감긴 상태였다.
마치 의식을 잃어가는 듯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박도운...”
허준혁의 금테 안경 아래 시선이 깊게 흔들렸고 눈빛은 서서히 어두운 소용돌이처럼 가라앉았다.
그는 조수석 문을 열고 다가가 임서희를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
“서희야, 버텨.”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차가운 연구소 침대 위에 눕혀졌고 곧바로 의식을 잃었다.
...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사흘이 지난 뒤였다.
“허 교수님, 슈퍼칩은... 어떻게 됐나요?”
눈을 뜬 그녀가 가장 먼저 걱정한 것은 슈퍼칩이었다.
허준혁의 눈빛에는 쓰라린 걱정이 스쳐 지나갔다.
“체력 적응 훈련 자체는 아주 좋았어. 데이터상으로는 네가 경기 중일 때, 슈퍼칩이 민첩성을 최대 7.8배, 근력 상승 폭은 최대 90배에 달했어.”
임서희는 긴 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거죠.”
허준혁은 목소리를 낮추었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여기서 멈추자, 서희야. 지난번처럼 되면... 네 목숨이 위험해.”
임서희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허 교수님... 다음 세대 슈퍼칩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전까진 멈출 수 없어요.”
그녀는 기운이 남아 있지 않았지만, 손을 뻗어 침대 머리맡에 놓인 적응 훈련 계획서를 집어 들었다.
[2단계 사회화 테스트: 직무 활동 참여하기]
바로 그 순간, 연구소 외부에서 다급한 경보음이 울렸다.
“허 교수님! 호렌 그룹 대표이사 박도운 씨가 방문하셨습니다! 이미 로비에 도착하셨습니다!”
임서희의 눈빛이 순간 굳어졌고 손끝이 미세하게 움찔했다.
허준혁은 곧장 일어나며 침착하게 말했다.
“서희야, 넌 쉬어. 내가 나가볼게.”
그는 이불을 정돈해 준 뒤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
국가첨단연구센터 로비.
박도운은 완벽하게 재단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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