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류가희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도운 씨, 제 말 좀 들어봐요. 일 정말 그런 게 아니에요, 저는...”
“됐어.”
박도운이 그 말을 잘랐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누구도 반박할 수 없게 만드는 목소리였다.
그는 시선을 바닥에 쓰러져 있는 다섯 남자에게로 옮겼다.
“내 앞에서 똑바로 말해. 정말로 가희가 시킨 거야, 확실해?”
그 말에 보이지 않는 무게가 실려 있었다. 서늘한 눈빛에 눌린 다섯 남자는 겁에 질려 앞다투어 말했다.
“아, 아닙니다! 시킨 사람 없습니다!”
“저희가... 잠깐 정신이 나갔던 겁니다!”
“그냥... 여자 혼자 있는 거 보고 그만 눈 돌아가서... 류가희 씨랑은 전혀, 전혀 상관없습니다!”
임서희는 입술을 꼭 다물었다.
‘박도운의 말 한마디면 진실이 뭔지는 중요하지 않구나.’
박도운이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전부 경찰서에 넣어.”
다른 경호원들이 앞으로 나와 임서희 손에 들려 있던 끈을 건네받았다.
줄이 손에서 떠나는 바로 그 순간 그의 꾸짖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신영 씨, 신분을 기억해요.”
그의 시선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넌 가희의 개인 경호원이야. 네 첫 번째 임무는 그 애가 원하는 걸 들어주는 거고 두 번째는 그 애를 온전히 지키는 거라고. 길바닥 깡패들 말만 믿고 가희를 몰아세우라고 시킨 적 없어.”
임서희의 손끝이 아주 미세하게 오므라들었다.
박도운이라고 해서 그 안에 숨은 수상쩍은 기류를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그는 모르는 척 눈을 돌렸고 아무런 원칙도 없이 류가희 편만 들었다.
임서희가 고개를 숙인 채 낮게 말했다.
“박 대표님, 저를 쓰시겠다면 믿고 맡겨주셔야 합니다. 의심이 생기신다면… 차라리 저를 해고하는 게 낫겠죠.”
“이신영 씨는 허 교수님 지인이기도 하고 펜싱으로 다진 민첩함도 검증됐어. 가희 곁을 지킬 여자 경호원으로서 다른 선택은 없어.”
‘펜싱?’
류가희의 동공이 크게 흔들리며 임서희를 힐끗 쏘아보았다. 눈동자 깊은 곳에서 어둡고 거친 파문이 일었다.
‘역시... 펜싱대회 때 날 망신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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