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임서희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박도운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사랑, 청춘, 생명에 박도운이라는 세 글자가 박혀 있었다. 그런데 박도운은 임서희가 가증스러운 여자라고 하면서 그녀의 사랑을 모욕했다.
그녀는 너무 화가 나서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았다.
“그럴 리가 없어. 그 아이의 눈빛만 보아도 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 우리 서희는 누구보다도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아이였지...”
박충수는 멍하니 서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박도운은 집사를 향해 명령했다.
“당장 할아버지를 모시고 방에 들어가.”
“알겠어요.”
집사는 공손하게 인사한 후, 박충수를 데리고 갔다. 힘없이 걷는 박충수의 뒷모습은 여느 때보다 더 쓸쓸해 보였다.
박도운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류가희를 품에 안고 부드럽게 말했다.
“가희야, 할아버지께서 반대하셔도 소용없어. 그날의 약속을 지킬 테니 걱정하지 마. 나는 무조건 너랑 결혼할 거야. 누가 뭐라고 해도 너는 내 여자야.”
그 말에 류가희는 미소를 지었다.
박도운은 외투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치고는 임서희를 쳐다보았다.
“이신영 씨, 가희를 먼저 데려다주는...”
임서희는 가슴팍을 부여잡고는 온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그녀는 밀려오는 고통을 참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박도운은 하려던 말을 도로 삼키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이쪽으로 걸어왔다.
“다가오지 마세요!”
임서희는 손을 뻗으면서 애써 눈물을 참았다. 그녀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박 대표님, 휴가를 내야 할 것 같아요. 더 이상 일하는 건 무리예요.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어요.”
“진통제를 먹고 있는 거 아니었어?”
박도운이 미간을 찌푸린 채 묻자 그녀는 약병을 꺼냈다.
임서희는 텅 빈 약병을 보여주면서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에게 비참하고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벌써 다 먹었어요. 아마 내성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러자 박도운은 휴대폰을 꺼내면서 말했다.
“이신영 씨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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