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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류가희는 꼬맹이인 척하면 사모님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생각보다 더 단순한 여자였다. 박도운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은 꼬맹이 따위가 아니라 다른 여자아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 박도운은 그 여자아이를 아주 사랑하고 있었다. 류가희가 꼬맹이의 신분을 이용해서 사랑받을 수 있겠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 감정은 사실 사랑이 아니라 동정에 불과했다. 오늘 박도운이 그녀를 버리고 간 것을 보니 어떤 처지인지 알 수 있었다. 임서희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물을 마셨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별장의 뒷마당으로 나가 바람을 쐤다. 중년 도우미의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도우미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임서희가 박도운과 결혼한 첫해에 요양원에서 지냈다. 그 뒤로 2년 동안 이 별장의 도우미이자 정원사로 살아갔다. 정원의 풀을 깎고 예쁜 꽃을 심다 보니 몇 년이 지났다. 그녀가 심혈을 기울여 보살피던 꽃은 진작에 시들었을지도 모른다. 박도운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니 임서희가 심은 꽃에 관심이 없을 것이다. 생각에 잠긴 임서희는 정원으로 향했다. 반 시간 후, 정원 앞에 멈춰 선 그녀는 깜짝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떴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직접 심은 스타티필름은 우뚝 솟아있었고 꽃들이 햇빛 아래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가 직접 가꿀 때보다도 생기가 넘쳤고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했다. “저기요!” 이때 누군가가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작업복을 입은 두 정원사가 삽을 든 채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안에 절대 들어가면 안 돼요. 박 대표님께서 저희 두 사람 외에 아무도 정원에 들이지 말라고 했어요. 만약 꽃을 밟아버리면 목숨이 날아갈지도 몰라요. 저희뿐만 아니라 그쪽도 벌받게 될 테니 조심하세요.” 그 말에 임서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박도운이 이 정원을 계속 가꾸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녀는 정원 제일 구석진 곳에 세워진 작은 팻말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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