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화
최재혁이 당장이라도 여자 직원과 아이에게 벌주려는 듯하자 박도운이 끼어들었다.
“이 배에서는 내 말이 곧 법이에요!”
박도운이 서늘한 눈빛으로 노려보자 최재혁은 기세가 꺾여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여자 직원은 그제야 이 배의 주인이 누구인지 눈치챘고 울먹이며 박도운 쪽으로 다가가려는데 박도운이 냉랭하게 말했다.
“다음 정박지에서 내려요. 둘 다.”
“가... 감사합니다...”
여자 직원은 아이를 끌어안고 살았다는 표정으로 뒷걸음질 쳤다.
떠나기 전에 그 아이는 고개를 돌려 촉촉한 눈빛으로 임서희를 바라봤다.
임서희는 온몸이 물에 젖은 채 갑판에 서 있었고 경호원 제복이 피부에 찰싹 붙어 선명한 라인을 드러냈다. 그 모습이 주변 남자들을 자극했는데 초라하다기보단 너무 적나라해서 문제였다.
그때 임서희 앞으로 수건 하나가 내밀어졌고 류가희는 억지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이신영 씨, 오늘 또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네요. 얼른 들어가서 몸 닦고 옷도 말려요.”
임서희가 수건을 받고 돌아서려던 바로 그 순간, 최재혁이 불러 세웠다.
“박 대표님, 대단한 경호원을 두셨네요? 앞으로 네 시간 넘게 항해해야 한다는데 오늘 밤엔 저 경호원더러 저를 지켜주게 하면 안 됩니까? 제가 마침 여자 경호원이 필요했거든요.”
그러자 박도운은 차갑게 웃었다.
“요즘 최씨 가문의 주가가 많이 올랐나 보죠? 감히 우리 박씨 가문의 사람을 뺏어가려는 걸 보면.”
그 말에 최재혁은 말문이 막혔고 연속으로 굴욕을 당한 탓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때 류가희가 짜증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
“이신영 씨, 안 들어갈 거예요?”
임서희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갑판에서 내려갔다.
이 유람선은 규모도 크고 내부 역시 5성급 호텔처럼 호화로웠다.
임서희는 책임자의 안내를 받고 비교적 작은 객실로 들어가 몸의 물기를 닦았다. 그리고 젖은 제복을 벗으려던 그때 전자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아주 작았지만 그녀의 경각심은 즉각 발동됐다.
임서희는 빠르게 옆에 있는 캐비닛 뒤로 몸을 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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