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이른 아침, 임서희는 갑자기 들려오는 빠르고 묵직한 발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할아버지? 갑자기 왜 오셨어요?”
이어서 박도운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말에 임서희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박충수가 찾아온 것이다. 바깥에서 그의 거친 목소리가 울렸다.
“서희가 떠난 뒤 내 손자가 도대체 얼마나 잘 살고 있나 보러 왔어.”
익숙한 목소리를 듣자 임서희의 목구멍이 조여왔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와 문을 아주 살짝 열었다.
거실 한복판에서 박충수는 소파 중앙에 진중하게 앉아 있었고 얼굴에 먹구름이 가득했다. 그 뒤에 박씨 가문의 집사들과 경호원들이 일렬로 서 있었다.
박충수는 싸늘하게 박도운을 노려보았다.
“네가 사람을 보내 서희의 유골함을 건드렸다며? 뭘 알아냈어?”
박도운은 맞은편에 앉고 차분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이 일은 우리 가문과 상관없습니다. 굳이 관여하실 필요 없어요.”
쾅.
용두 지팡이가 바닥을 강하게 내리쳤다.
“똑바로 말해! 보고서에 나온 게 사실이야? 그게 서희의 유골이 아니라면서. 그럼 서희가 살아 있다는 말이야?”
박도운은 박충수의 뒤에 서 있는 본가 집사를 흘끗 보고 말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누가 감히 할아버지 앞에서 헛소리를 한 거죠?”
“내 사람을 함부로 협박하지 마!”
박충수는 불같이 소리쳤다.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충성스러워! 너처럼 배은망덕한 놈이랑은 달라! 지난번에 내가 서희로 착각한 그 여자 경호원은 어디 있어?”
그 말에 박도운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 사람은 왜 찾으세요?”
박충수는 단호했다.
“난 내 직감을 믿어. 서희가 살아 있다면 열에 아홉은 그 애일 거야.”
“그만 고집 부리세요. 그 여자는 임서희일 리가 없어요.”
“그건 내가 판단할 거야. 넌 내 물음에 대답해. 그 여자는 지금 어딨어?”
박충수는 집 안을 둘러보다가 한 사람을 보고 이맛살을 깊게 찌푸렸다.
“아, 할아버지 오셨어요.”
계단에서 류가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고급스러운 치마를 입은 그녀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