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이번에도 박도운의 외침에 돌아온 건 고요한 침묵뿐이었다.
시한폭탄의 숫자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었다.
[00:03]
[00:02]
[00:01]
마지막 한 칸의 숫자가 0이 되었다.
좁고 답답한 통로 속에서 임서희는 이마에 식은땀이 흥건했다.
그리고 바로 마지막 1초, 시간이 멎는 듯한 그 찰나에...
딸칵.
폭탄 안쪽에 숨겨져 있던 스위치 하나가 그녀의 손에 의해 끊겨 버렸다.
방금 그 짧디짧은 2분 동안, 임서희는 슈퍼칩에 내장된 지식을 총동원해 시한폭탄을 해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머리를 혹사한 건지, 게다가 몸도 계속 열이 오르던 상태라서 그런지, 그녀는 점점 더 기운이 빠져 나가는 게 느껴졌다.
한편, 바깥에서.
박도운이 서 있는 맨홀 입구를 중심으로 사람들은 이미 10미터 밖으로 멀찍이 물러나 있었다. 오직 박도운과 그의 최측근 경호원 두 명만이 맨홀 앞을 지키고 있었다.
특히 박도운은 밧줄을 있는 힘껏 움켜쥐고 있었고 심장이 격렬하게 뛰다 못해 입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설마 정말 이신영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박이윤은 아직도 울부짖듯 외치고 있었다.
“아빠! 빨리 이쪽으로 와요! 아빠!”
그 외침은 점점 오열로 변해갔다.
시간 감각이 없는 박이윤은 그저 곧 폭탄이 터진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고 이미 2분이 지났다는 건 전혀 알지 못했다.
이때 류가희가 급히 현장에 도착했다. 진행 상황을 확인하려던 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눈동자가 확 수축했다.
박이윤은 그녀를 보자마자 구명줄을 잡은 듯 달려들어 울음보를 터뜨렸다.
“엄마! 폭탄이 곧 터진다는데 아빠는 왜 안 와요? 엄마가 아빠를 좀 데리고 와요... 제발요...”
류가희는 말이 목에 걸린 채 나오지 않았다.
그녀가 세팅한 폭탄의 타이머는 정확히 2분이었고 박이윤이 이미 빠져나왔다면 지금쯤 벌써 터졌어야 했다.
‘그런데 왜 아직 폭발하지 않았지? 설마 고장이 난 건가?’
그녀는 심장이 조여드는 느낌이었고 다시 박도운 쪽을 바라보았다.
건장한 체구의 박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