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계속... 결백했다고.”
그 한 마디가 벼락처럼 심명준의 가슴을 연달아 내리쳤다. 신유리는 임신한 적도 없었고, 더럽혀진 적도 없었고, 다른 남자는 애초에 없었다.
심명준을 살리려다가 남은 상처와 후유증을 안고, 그럼에도 신유리는 사랑을 품은 채 돌아왔건만, 심명준은 의심과 모욕, 폭력으로 신유리를 한 걸음씩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끓는 우유를 뒤집어쓴 뒤 붉게 부어오른 신유리의 손등이 떠올랐다.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고도 꼿꼿했던 허리, 칠흑 같은 채찍이 떨어질 때마다 살이 찢기던 순간, 그리고 납치범들 앞에서 심명준이 망설임 없이 허지연을 선택했을 때 신유리가 마지막으로 보였던, 마지막 눈빛까지 전부 생각났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으아악!”
심명준은 미친 것 같은 절규를 내뱉으며 의자에서 벌떡 튀어 올랐다. 옆에 있던 철제 통을 걷어차자 쩌렁 하는 굉음이 울렸다. 핏발 선 눈, 솟구친 핏줄이 도드라졌다. 심명준은 벽을 짚고 헐떡였지만 숨이 턱 막혀 왔다.
미움도 분노도 아니었다.
그건 영혼까지 갈아 넣어 가루로 만들어 버릴 듯한, 하늘을 덮는 후회였다.
“허... 지... 연!”
그날 심명준은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부하들에게 허지연을 데려오라고 지시한 뒤, 바닷가 도로에서 기다렸다. 짠내 섞인 바닷바람이 얼굴을 후려쳤고, 익숙한 비릿함이 코끝을 찔렀다. 심명준은 차 문에 기대, 머리칼이 마구 흐트러지는 것도 가만히 놔두었다. 지금의 심명준은 심 대표가 아니라 후회에 잠식되어 사람 꼴이 아니었다.
경호원들에게 끌려온 허지연은 계산된 눈물 자국을 얼굴에 남긴 채, 겁먹은 척 손을 뻗어 예전처럼 심명준의 소매를 잡으려 했다.
“명준 오빠...”
“왜?”
심명준이 허지연의 손을 거칠게 떼어냈다. 목소리는 낮고 쉰데, 그 안에 칼날이 섞여 있었다.
“왜 신유리 임신 보고서를 조작했지? 왜 그렇게 더러운 수작을 썼어?”
허지연의 눈물이 한순간에 터졌다. 허지연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심명준의 다리를 끌어안았다.
“사랑해서... 오빠를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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