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한 달 뒤, 해외의 어느 개인이 소유한 섬.
신유리는 전신거울 앞에 서서 쇄골 위에 남은 채찍 자국을 손끝으로 살며시 더듬었다.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아 살이 미세하게 들떠 있었다.
“약 마셔.”
문가에 어느새 나타난 구연우가 약그릇을 들고 있었다. 하얀 셔츠에 소박한 차림이었지만 타고난 압도감은 가릴 수 없었다.
신유리가 그릇을 받는 순간, 손끝이 구연우의 손가락에 스치듯 닿았다. 둘 다 짧게 숨을 멈췄다.
“고마워, 연우야.”
신유리가 낮게 말했다. 눈빛은 진심이었다.
“날 구해 준 것도... 지난 3년 동안도... 전부.”
“고마워할 것 없어.”
구연우가 말을 끊더니 창밖의 푸른 바다를 바라봤다.
“그냥 지나가다 본 것뿐이야.”
담담한 말이었지만 신유리는 알고 있었다. 신유리가 빠졌던 해역은 일반 항로가 아니었다. 3년 전에도, 한 달 전에도, 구연우가 사람을 붙여 몰래 지키지 않았다면 두 번이나 그렇게 정확히 구해낼 수는 없었다.
“알아. 네가 나한테 얼마나 해 줬는지.”
신유리가 다가가 구연우의 곁에 섰다.
“어촌에서 우연히 나타나던 의사들, 마침 근처를 지났다는 상선들, 그리고 이명자 아줌마까지...”
그 말에 구연우가 갑자기 몸을 돌렸다. 깊은 눈이 신유리를 꽉 붙잡았다.
“알면서 왜 다시 그 사람을 찾아갔지?”
구연우가 줄곧 품어온 질문이었다. 구연우는 늘 신유리의 가까이에 있었고 몇 번이고 암시도 줬다. 그런데도 신유리는 끝내 자신을 망가뜨린 남자에게로 돌아갔다.
신유리는 눈을 내리깔았다.
“그때는 기억이 온전하지 않았어. 그냥... 예전에는 정말 사랑했었다는 것만 남아 있었거든.”
“지금은?”
구연우가 한 걸음 다가섰고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았다.
“아직도... 사랑해?”
방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고 멀리서 파도 소리만 희미하게 들려왔다.
신유리는 고개를 들고 구연우의 눈을 똑바로 봤다.
“납치범들 앞에서 심명준이 허지연을 선택한 그 순간, 심명준을 사랑하던 신유리는 이미 죽었어.”
구연우는 말없이 신유리를 바라봤다. 감정이 읽히지 않는 깊고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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