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연승훈과 진슬기가 동시에 굳어졌다. 연승훈이 물었다. “뭐 하는 거야?” 진슬기도 영문을 몰라 했다. 나는 사진을 한 번 흔들어 보이며 무심히 말했다. “증거. 네 외도 증거 말이야. 내 앞에서 계속 알콩달콩해도 상관없어. 다만 내가 사진으로 찍고 녹음까지 해 두는 건 이해 하자.” 연승훈은 뒤늦게야 자신과 진슬기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것을 깨닫고, 황급히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진슬기의 얼굴에 난처함이 스쳤다. 그녀는 더듬더듬 사과했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방금은 승훈이를 진정시키려고 했을 뿐이에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말하는 사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딱 불쌍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나는 혐오감에 고개를 돌렸다. 이 수법, 정말 역겨웠다. 연승훈은 역시 이런 연기에 잘 넘어갔다. 그는 즉시 진슬기의 어깨를 받쳐 주고, 내 쪽을 향해 성을 냈다. “유지안, 사과해!” 나는 비웃었다. “이번에는 또 뭘 사과하라는 거야? 방금 내가 너희 둘이 손 꼭 잡고 있는 장면을 찍어서?” 연승훈은 말문이 막혔다. 진슬기가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지안 씨, 화 풀어요. 저는 그런 뜻이 정말 아니었어요...” 나는 진슬기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진슬기 씨,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의 저는 연승훈을 사랑하지도 않고, 곧 이혼할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유치한 수작은 이제 그만해요.” 진슬기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저는 수작을 부린 적 없어요.”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정말요? 그런데 왜 저를 지안 씨라고 불러요? 제가 아직 연승훈이랑 이혼하지 않았으니, 저를 부를 때는 사모님이 맞겠죠. 그리고 배우자 앞에서 승훈아, 승훈아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건, 다른 사람이었으면 뺨을 몇 대는 맞았을 거예요.” 진슬기의 얼굴이 순식간에 벌게졌다. 그녀는 얼굴을 가리고 울먹이며 차로 돌아갔다. 연승훈이 나를 노려보다가 한참 만에 물었다. “방금 뭐라고 했어? 사랑하지 않는다고? 제대로 설명해!” 나는 정말 연승훈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알아듣게 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