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난 이혼할 거야. 연승훈, 네가 진짜 남자라면 서로 좋게 끝내자.”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예전에는 내가 어리고 철없어서 잘못했어. 연승훈, 우리 이제 서로 놓아주자.”
그렇게 말하고 나는 온정민을 끌고 병원을 나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닫히는 순간 복도 끝에 홀로 서 있는 그의 길고 홀쭉한 뒷모습이 보였다.
나는 시선을 떨구었고 더는 바라보지 않았고 마음속이는 어떤 기분인지 딱 집어 말할 수 없었지만 묘하게도 가벼워졌다.
열여덟 살의 유지안은 자존심도 미모도 자랑스러웠지만 잘못된 사람을 사랑해 스스로 반짝이던 날개를 꺾어버렸다.
스물다섯 살의 유지안은 아직 젊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이번에는 함부로 사랑에 빠지지 않으리라.’
나는 고씨 저택으로 돌아왔고 온정민은 계속 링거를 놔주고 약을 챙겨줬다.
나는 얌전히 협조했고 그가 떠나기 전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지안 씨, 모든 게 잘 풀릴 겁니다.”
“온 선생님도 저를 아세요?”
내 물음에 온정민이 미소를 지었다.
“워낙 이 바닥이 좁거든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 눈에는 지안 씨가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온정민의 그 말에 나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가 간 뒤 잠깐 눈을 붙이고 있는데 도주은의 전화가 나를 깨웠다.
전화를 받자마자 그녀의 숨소리가 고르지 않았고 바로 캡처 화면을 하나 보내왔다.
“지안아, 이 여자는 진짜 양심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네가 좀 봐봐!”
이미지를 열어보니 분위기 좋은 촛불 만찬 사진이었다.
정성껏 구운 스테이크와 레드 와인, 촛불, 그리고 테이블 위에서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장미와 서로 손을 맞잡고 있는 두 사람의 손이 보였다.
여자의 손가락은 길고 하얗고 그 위에는 큼직하고도 눈부신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남자의 손은 그녀의 손끝을 감싸고 있었고 사진 속에는 단정한 양복 소매와 파란 다이아몬드가 박힌 커프스 버튼이 흐릿하게 잡혀 있었다.
그 커프스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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