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이 집은 해안시 중에도 가장 인기가 많은 곳에 있었다.
아래층에는 병원과 은행, 슈퍼마켓도 다 있다.
더 중요한 건 이 집 인테리어 스타일이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이었다.
심플하면서도 현대적이고 소파와 책상, 의자 모두 새것이고 디자인도 감각적이다.
나는 집을 한 바퀴 둘러보고는 곧장 대형 침대에 누워 도주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도주은은 계속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다.
“진짜 바쁘네.”
그때 핸드폰이 울렸는데 발신자는 고우빈이었다.
나는 급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우빈 오빠?”
고우빈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아파트 하나 마음에 든다고 했다며?”
“응. 여기 있으면 뭐든지 편하고 새벽에 먹을 거 생각나도 배달시키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아래에 식당도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우빈 오빠, 이 집 내가 네가 아닌 내가 직접 임대해도 될까? 이제 손에 쥔 돈도 좀 있고.”
수화기 너머 고우빈은 잠시 망설였다가 말했다.
“임대라니? 왜? 그냥 여기서 살아.”
“나...”
내가 말을 잇기도 전에 고우빈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일이 다 끝날 때까지 그냥 여기 살아.”
고우빈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명령 같았다.
“네 오빠가 내가 네 돈을 버는 걸 알면 나랑 절교할 거야.”
나는 그가 내 오빠를 언급하자 기다렸다는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
“우리 오빠가 진짜 날 만나러 올까?”
고우빈은 잠시 침묵하다가 담담하게 답했다.
“올 거야.”
그 말에 나는 마음이 한결 놓였다.
나를 위로하려는 말인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나는 그래도 희망을 품었다.
“오늘 저녁 시간 돼? 내가 너 데리러 갈게. 신축 집 들어간 거 축하 겸 저녁 같이 먹자.”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게 신축 집이야?”
고우빈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응. 네가 처음으로 입주한 사람이야.”
그의 말에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집 안을 둘러보니 일부 가구는 아직 보호 필름이 떼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놀라움과 동시에 당황했다.
“우빈 오빠, 이 집 오빠 집이야? 내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