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도주은이 내 옆에서 재잘거리며 말을 했다.
“내가 말했잖아, 고우빈이 너 좋아한다고. 지안아, 진심으로 말하는데 연승훈 같은 쓰레기보다 고우빈 씨가 백 배는 나아. 눈 씻고 찾아보기 어렵다니까. 인품, 가문, 실력,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잖아? 지안아, 부담 갖지 마. 너랑 연승훈은 이미 갈 데까지 갔어, 이제는 그냥 정상으로 돌아가는 거야.”
한참 후, 나는 달빛처럼 하얀색에 매화 가지가 수놓아진 국풍 개량 한복을 선택했다.
이 옷은 한 번도 입어본 적이 없으며 왜 샀는지 자신도 모르겠다.
품질과 솜씨로 봤을 때 순수 수제일 가능성이 컸다.
내 몸에 대어 본 나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도주은은 내가 말이 없는 것을 보고 서둘러 액세서리를 추천해주었다.
도주은과 같이 고민하다가 진주 액세서리 세트를 고른 뒤 머리를 풍성하게 쪽 머리로 묶었다.
“이것 봐!”
도주은이 나를 전신거울 앞으로 밀며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
“봐, 내가 말했잖아. 지안이, 넌 정말 예쁘다고.”
거울 속의 나는 얼굴이 발그스레해진 채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드레스는 고전적이면서도 내 몸매를 완벽하게 강조할 뿐만 아니라 청춘의 활기까지 여지없이 보여줬다.
피부는 눈처럼 하얗고 얼굴은 복숭아꽃처럼 붉어 거울 속 내 모습이 스스로도 마음에 들었다.
도주은은 과장스러운 제스쳐로 눈을 비비며 말했다.
“아이고, 자식 키워봤자 다 남 좋은 노릇이라는 말 이제 알 것 같네! 어휴, 너희들 데이트나 다녀와, 이 늙은 하녀는 집이나 지키고 있을게.”
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도주은을 살짝 밀쳤다.
“너도 같이 가면 안 돼?”
도주은은 손을 거침없이 흔들었다.
“안 돼, 안 돼! 제발 이 늙은 하녀 살려 줘. 늙은 하녀는 체력이 약해 집에서 누워서 간식이나 먹고 드라마나 보면 돼. 집에 잘생긴 강도가 들어오는 로맨틱한 꿈이나 꾸어야겠어.”
도주은의 말에 나는 어이가 없었다.
도주은이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
“빨리 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하지만 고우빈 씨에게 한마디 해야겠어. 첫 데이트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