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고우빈이 물었다.
“방금 뭐라고 했어?”
얼굴이 빨개진 나는 목청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안 된다는 건 아니고... 손잡아도 돼?”
고우빈은 잠깐 놀란 듯했지만 이내 다시 웃음을 지었다.
나는 고우빈을 흘끗 보고 중얼거렸다.
“조금 전엔... 이미 키스까지 했는데...”
이번만큼은 고우빈도 확실히 들은 듯 천천히 말했다.
“그렇지. 이미 키스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거리를 두는 건 좀 아니지?”
나는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런 뜻이 아니라...”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우빈이 갑자기 나를 끌어당기더니 다시 입을 맞추었다.
이번에는 그나마 정신이 맑아서 어설프게나마 그의 스킨십에 응답할 수 있었다.
무엇이 고우빈을 그렇게 자극했는지, 그의 몸이 점점 더 뜨거워지며 내게 밀착되는 게 느껴졌다.
마지막 남은 이성을 부여잡은 나는 고우빈을 밀어내 서로 거리를 두며 각자의 감정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내가 먼저 말했다.
“그러니까... 오늘은 아닌 걸로 해줘.”
고우빈의 눈빛이 더 깊어졌다.
“뭐를 아닌 걸로 해달라는 거야?”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이건 건드린 걸로 안 치자고...”
그제야 이해한 고우빈은 처음에는 웃음을 참는 듯했지만 결국 크게 웃어버렸다.
당황한 나는 얼른 고우빈의 입을 막았다.
“웃지 마, 도주은이 아직 밖에 있을 거야.”
고우빈의 까만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여태껏 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 눈빛에 넋을 잃고 말았다.
고우빈은 나를 가볍게 안아주며 속삭였다.
“알았어, 오늘은 안 쳐줄게. 다음부터 세자고, 이 바보야.”
나는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
“무슨 다음이 있다고...”
고우빈은 약간 웃는 표정으로 물었다.
“다음이 있길 원하지 않아?”
나는 생각 없이 대답했다.
“원해, 당연히 원하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닫는 순간 스스로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
고우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웃음을 참으려는 고우빈의 모습에서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가볍게 기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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