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체격까지 좋으니 밤마다 행복해서 어쩔 줄 모를 거야
그 후로도 적지 않은 손님들이 줄을 지어 선물을 내밀었지만 배문수는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모두 선물 더미로 보내라고 일렀다.
주민우는 서아린에게 다가가 말을 붙여보려 애썼으나 그녀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배씨 가문 식구들에게 겹겹이 둘러싸여 있었다.
배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화기애애 담소를 나누는 서아린을 바라보며 주민우는 찰나의 아득함을 느꼈다. 지금의 서아린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기품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그 낯선 기분이 그를 몹시도 불편하게 만들었다.
서아린은 그저 몰락한 가문의 딸일 뿐인데, 언제나 저를 붙들고 매달리며 애원하던 쪽은 서아린이었다.
그런 여자를 우러러봐야 한다니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비틀린 감정은 이내 손혜원이 나타나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손 선생님,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주민우는 심유라의 손을 잡고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손혜원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눈빛은 서늘했다.
“주 대표님, 무슨 일이시죠?”
“워낙 바쁘신 몸이라 시간 내기 어렵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만 염치 불고하고 기회를 청해보고자 합니다. 저희 형수님 검진을 한번 부탁드리고 싶어서요. 임신 6개월이 넘었는데 태아 발육 상태가 영 좋지 못합니다.”
손혜원의 시선이 무심하게 심유라의 배 위로 잠시 머물렀다가 사라졌다. 그녀는 대꾸도 없이 다시 발을 뗐다.
당황한 주민우가 뒤를 쫓으려 하자 손혜원의 차가운 음성이 날아와 꽂혔다.
“딱 10분입니다.”
서아린은 배씨 가문 사람들이 쏟아내는 환대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다.
특히 배윤슬은 서아린의 팔짱을 다정하게 끼고는 살갑게 굴었다.
“아린이라고 편하게 불러도 되겠어요?”
서아린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려고 애쓰며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괜찮습니다.”
“연오와 지환이는 친형제나 다름없으니 연오 동생인 너도 우리 배씨 가문 손녀나 마찬가지란다.”
배윤슬은 생긋 웃으며 서아린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너무 어려워하지 마. 그냥 연오가 부르는 것처럼... 아니, 연오처럼 나를 고모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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