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마누라 찾는 데 체면이 웬 말이야
서아린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서연오와 육지환이 나란히 서 있었다.
조금 전 나누었던 대화가 고스란히 그들의 귀에 흘러 들어간 모양이었다.
육지환은 제풀에 놀라 질겁한 표정을 지었다.
“엄마, 제발요. 아무 데나 인연의 끈을 던지지 마세요. 아들놈 목숨 끊어지는 꼴 보고 싶으세요?”
며느리 삼고 싶다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육지환은 공기가 서늘해지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서연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서아린을 금지옥엽 보물 다루듯 하는 이 남자가 남이 그녀를 탐내는 꼴을 순순히 지켜볼 리 만무했다.
배윤슬이 여기서 조금만 더 나갔다가는 서연오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낼 터였다.
배윤슬 역시 서연오의 안색이 굳어진 것을 눈치챘으나 멈출 기색 없이 말을 이었다.
“우리 아린이는 곧 혼자가 될 텐데 미리 점찍어 두는 게 뭐 어때서 그래? 나라고 며느리 욕심내지 말라는 법 있니?”
육지환이 다급히 배윤슬의 입을 막으려던 찰나, 서연오가 먼저 평정심을 잃고 입을 열었다.
“아린이와 지환이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배윤슬은 입가에 번지는 웃음을 참으며 되물었다.
“그럼 누구랑 어울린다는 말이냐?”
서연오는 대답 대신 서아린의 손을 조용히 맞잡았다. 그리고 낮고 다정한 음성으로 그녀를 달랬다.
“피곤하지? 저기 가서 좀 쉬자.”
그것은 물음이라기보다 단호한 결정에 가까웠다. 말을 마친 서연오는 그대로 서아린을 이끌고 자리를 떴다.
배윤슬은 그 뒷모습에서 묻어나는 고집스럽고도 은밀한 집착을 지켜보다가 끝내 웃음을 터뜨렸다.
“지환아, 네 사촌 형 좀 봐라. 아주 안달이 났구나, 안달이 났어.”
육지환은 어이가 없다는 듯 미간을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제발 각본대로 좀 가자고요. 이러다 저만 중간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게 생겼으니까.”
배윤슬이 그의 어깨를 가볍게 툭 쳤다.
“내가 이렇게 안 하면 저 무뚝뚝한 녀석이 언제 제 짝을 찾겠니?”
조금 전 서아린과 몇 마디 나누어 보니 알 것 같았다.
서아린은 서연오가 품은 마음을 털끝만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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