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화
하지민은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말했다.
“미안해... 괜히 연예계에 발을 들여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이런 일을 만든 거야. 설마 장 감독이 그렇게까지 뻔뻔할 줄은 몰랐어...”
차건우는 시선을 돌려 윤수아를 날카롭게 바라봤다.
“자세히 말해.”
윤수아는 씩씩대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 감독 이름이 장홍인데 업계에선 꽤 유명한 놈이야. 아마 지민이를 그냥 흔한 신인쯤으로 착각했나 보더라. 그래서 더러운 짓을 하려고 덤빈 거지. 지민이는 이런 상황 처음이라 너무 놀라서 근처에 있던 양주병으로 그 자식 머리를 후려쳤대. 그랬더니 미친 듯이 달려들어서 지민이를 이렇게까지 때려 놓은 거야.”
‘장홍?’
서아라는 그 이름을 분명 들어본 적이 있었다. 얼마 전 연회 자리에서도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는데 큰 재벌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차건우는 말없이 휴대폰을 꺼내 짧게 명령했다.
“앞으로 S시에서 장홍이라는 이름이 다시는 나오지 않게 해.”
그 순간 서아라는 직감했다. 저 장홍이라는 감독은 오늘부로 업계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는 걸.
차건우의 목소리가 다시 낮게 울렸다.
“그리고 바로 감옥에 처넣어.”
서아라는 순간 속으로 중얼거렸다. ‘한 여인의 분노에 세상을 뒤집는 왕’이라는 말이 이런 건가 싶었다. 이름만 대도 다 아는 유명 감독을 단숨에 매장해 버리면서도 그 뒤에 있는 세력과의 충돌조차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민은 곁눈질로 서아라를 힐끔 보더니 다시 차건우를 향해 힘없이 웃었다.
“건우야, 난 이제 괜찮아. 아라 씨가 일부러 여기까지 온 건 아마 중요한 일이 있어서겠지. 그러니까 아라 씨랑 같이 돌아가.”
하지민은 잠시 머뭇거리다 작게 덧붙였다.
“다 수아가 괜히 말해 버려서 일이 커진 거야. 미안해...”
차건우는 잠시 묵묵히 서 있다가 낮게 대답했다.
“알았어. 난 먼저 간다.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해.”
하지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차건우는 곁눈질로 서아라를 보며 짧게 말했다.
“가자.”
서아라는 묵묵히 따라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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