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2화
서아라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차건우, 할 얘기 있어.”
차건우는 무심하게 시선을 흘리며 대꾸했다.
“고서준 때문이지?”
순간, 서아라는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차건우가 분명 뻔히 모르는 체하거나 모른 척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인정하다니. 예상치 못한 반응에 잠시 정신을 놓았다.
“그럼... 서준 오빠 일, 정말 네 짓이야?”
차건우는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래, 내가 했어.”
흰 연기가 그의 얼굴을 감싸 흐릿하게 만들었다. 마치 속마음을 끝내 읽을 수 없게 가려버리는 안개 같았다.
서아라는 이를 악물었다. 이미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태연하고 뻔뻔스러운 태도에 더 분노가 치밀었다.
“차건우, 왜 그렇게 죄 없는 사람들한테까지 손을 대는 거야?”
그는 비웃듯 눈썹을 들어 올렸다.
“죄 없다? 고서준 말이야? 네 편 들어주고 사람들 앞에서 널 감싸주고 네 취향 하나까지 다 챙기고 변호사까지 찾아다니며 이혼 도와주는데?”
차건우의 입술 끝이 비틀리며 알 수 없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정말 아무 잘못도 없을까?”
서아라는 이가 갈렸다.
“서준 오빠는 어릴 때부터 나랑 같이 큰 사람이야. 그냥 남들보다 좀 가까운 거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 변호사도 내가 부탁해서 알아봐 준 거고... 그 이상은 없어.”
서아라는 숨을 고르며 단호하게 덧붙였다.
“만약 내가 서준 오빠한테 마음이 있었으면 처음부터 당신이랑 결혼하지도 않았어.”
차건우의 검은 눈동자가 그녀를 꿰뚫듯 바라봤다. 그 시선은 창밖의 밤처럼 짙고 깊어서 믿는 건지 의심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서아라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평소 같았으면 이런 변명 따윈 입에 올리지도 않았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고서준이 감옥에 갇혀 있는 이상,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고요한 공기 속에서 차건우의 싸늘한 목소리가 천천히 흘러나왔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차건우의 차가운 목소리에 서아라는 눈을 치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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