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5화
정윤혁은 서아라를 무시하려는 게 아니었다. 다만 두 사람은 자라온 환경이 달랐기에 세상을 대하는 방식도 같을 수 없었다.
서아라는 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정직하고 당당하게 자라왔다. 그래서 일 처리 방식도 언제나 곧았다. 하지만 차건우는 달랐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갓 성인이 되자마자 대진그룹을 떠맡았다.
당시 태성 그룹은 안팎으로 위기에 몰려 있었는데 그는 반대 여론을 뚫고 이사회 의장 자리에 올랐고 결국 회사를 더 크게 성장시켰다. 그의 야망과 수완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서아라도 능력은 있지만 냉정하고 잔혹한 면에서는 도저히 차건우와 비교할 수 없었다. 하물며 차건우가 수없이 써온 음흉한 수단들은 그녀의 선에서 도저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정윤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만약 차건우가 정말 너를 놓아줄 생각이 없다면 차건우 손에서 벗어나는 건 쉽지 않아.”
서아라는 잠시 침묵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준 오빠부터 구해내고 나면 난 당분간 S시를 떠날 거야. 이쪽 일은 오빠가 맡아 줘. 나는 그냥 사직하고 떠난 걸로 하면 돼.”
차건우가 아직 자신과 정윤혁의 관계를 모르는 이상, 굳이 맞설 필요는 없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면 될 뿐이었다.
차건우가 이혼을 거부한다면 그럼 버티면 된다. 누가 먼저 이 껍데기뿐인 결혼 생활을 견디지 못할지 두고 볼 일이다.
정윤혁은 잠시 놀란 듯하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그것도 꽤 괜찮은 방법이네.”
...
고서준을 하루빨리 구해내기 위해, 그날 밤 서아라는 또다시 차건우를 찾아갔다.
하지만 밤새도록 그의 방 앞을 지켰음에도 끝내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서아라는 복도 카펫 위에 앉아 기다리다, 결국 지쳐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다음 날 아침, 옆방 문이 열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졸린 눈을 비비며 고개를 드니 그곳에서 나온 건 하지민이었다.
하지민은 문 앞에 앉아 있는 서아라를 보고 순간 멈칫하더니 곧 상황을 짐작한 듯 일부러 놀란 얼굴을 했다.
“아라 씨, 설마 밤새 여기서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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