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화
서아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녹취록이라면 서아라도 한 번밖에 들어보지 않았다. 이 세상에 공개하기 직전에 딱 한 번 들은 게 끝이었다.
그날 일로 서아라는 차건우에게 완전히 마음을 접게 되었다.
지금 다시 떠올려 보아도 온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역겹고 불쾌한 기억이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녹취록에서는 하지민의 목소리 외에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서아라가 입을 열지 않자 차건우가 다시 말을 꺼냈다.
“그날, 하지민 집에서 정전이 있었어.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 보려고 잠깐 나갔었는데, 휴대폰이 방 안에 있었나 봐... 그때 하지민이 나 몰래 전화를 받았던 거야.”
서아라는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차건우를 바라보며 쏘아붙였다.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둘이 침대에서 안 뒹굴면 불륜이 아닌 게 되나? 넌 내 남편이었잖아. 내가 그 고통을 감내하는 동안 너는 다른 여자들 편만 들었지. 네 아내를 직접 괴롭히는 여자가 누군지 뻔히 아는데도, 넌 그 여자 편만 들었잖아. 이게 정상적인 부부야?”
“그 여자가 날 모함하고 죽이려 했을 때도, 넌 그 여자 뒷수습 해주겠다고 나섰어. 차건우, 내가 언제 너한테 뭐 해달하고 한 적 있었어? 그냥 약속했던 것만 좀 지켜달라고 했잖아... 그런데 넌 지켰니? 계약을 먼저 어긴 건 너야...”
서아라가 싸늘하게 웃음을 흘렸다.
“네가 외도를 했든 안 했든, 이제 와서 뭐가 달라지는데?”
두 사람 사이에는 숨 막히는 침묵이 흘렀다.
차건우는 이 질문에 절대 대답할 수 없었다. 그 사실은 서아라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 네가 하지민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는 건 알겠어.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넌 나한테 단 한 번도 빚진 거 없었니? 나한테 상처 안 줬어?”
잠시 침묵하던 차건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내가 먼저 약속을 저버린 건... 내가 출장 갔던 사이에, 네가 나 몰래 우리 아이를 지웠다고 생각해서 그랬어.”
그 말에 서아라의 눈빛이 세차게 흔들렸다. 그 순간, 차건우가 여태껏 자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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