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8화
“응.”
다시 한번 짧은 침묵이 흐르더니 차건우가 마침내 용기를 내 입을 열었다.
“그래, 이혼해줄게.”
그 말에 서아라의 입꼬리를 처음으로 진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만족스러운 듯한 호선을 지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더 돌이킬 만한 길은 없었다.
이혼이야말로 두 사람에게 있어 가장 올바른 선택이었다.
...
다음 날 아침, 서아라는 일찍부터 구청 건물 앞으로 나와 차건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이혼 절차는 언제쯤에 밟을 생각이냐는 서아라의 말에 차건우는 언제든 괜찮다며 대답했었다.
괜히 미적거리다가 변수라도 생길까 두려웠던 서아라는 바로 다음 날에 구청으로 가 이혼 서류를 제출하기로 못 박아두었다.
하지만 오전 열한 시가 다 되어가도 차건우의 모습을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참다못한 서아라가 전화를 걸었다.
“차건우, 나 지금 구청 앞인데. 대체 언제 오는 거야? 왜 아직도 안 와?”
잠깐의 침묵이 흐르더니 남자의 낮고도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언제 이 시간에 간다고 했어?”
그 순간, 서아라는 순간적으로 멍해지고 말았다.
두 사람은 다음날이라는 약속만 했지, 구체적인 시간은 정하지 않았었다.
차건우가 마침내 동의했다는 사실에, 서아라가 너무 급하게 굴었던 게 화근이었다.
당연히 아침 일찍 나올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가 조급했던 탓이었다.
“그럼 몇 시에 올 건데?”
“오후에.”
“오후 몇 시.”
휴대폰 너머에서는 서류 넘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 다 끝나면.”
서아라가 다시 질문을 던지려던 그때, 차건우는 이미 전화를 끊은 후였다.
...
점심이 되자 서아라는 근처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끼니를 때운 후, 구청 맞은편에 있는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서아라는 창가의 따스한 햇볕을 맞으며 오직 구청 입구만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혹시라도 자리를 비웠다가는 차건우를 놓치기라도 할까 봐, 커피는 두 잔이나 시켜놓은 채 단 1초도 창문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렇게 서아라는 정오부터 오후 네 시가 훌떡 넘어갈 때까지 기렸다,
곧 구청 퇴근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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