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화
차건우의 서재는 매우 조용했고 가끔 서류를 뒤적거리는 소리와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만 들렸다.
서아라는 늦은 밤 잠들기 전까지 도청했지만 차건우가 업무 전화를 몇 통 받은 것 외에는 다른 유용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
차건우는 평소에 바쁜탓에 하지민과 자주 연락할 수는 없다는 것을 서아라도 잘 알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벌써 거의 열두 시가 되어갔다.
서아라는 일부러 차건우가 침실로 들어가는 시간을 피해 지금쯤이면 자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먼저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마치고 침실로 향했다.
그녀가 침실에 들어서자 차건우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아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
그가 침실로 돌아온 것을 본 서아라는 양심에 찔린 일을 한 탓인지 괜히 긴장되어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서아라는 차건우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그가 집에 돌아와 있는 시간은 거의 그녀와의 잠자리를 갖는 시간이라 그것이 두려웠다.
하여 두 사람은 각방을 쓴 적이 없었다.
서아라는 그를 상대도 하기 싫어 무뚝뚝한 표정으로 침대 머리맡의 등을 꺼버렸다.
그녀가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차건우도 반대편 침대 머리맡의 등을 꺼버렸다.
등을 끄자마자 곧 차건우의 묵직하고 큰 체구가 그녀의 몸을 덮치려 했다.
서아라는 의식적으로 차건우를 밀어내며 말했다.
“안돼.”
차건우는 바로 행동을 멈추었다.
그의 매처럼 날카로운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맑게 빛났다.
차건우의 뜨거운 숨결이 서아라의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갔다.
“왜?”
서아라는 마지못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차건우, 나 오늘 몸이 좀 불편해.”
그 일이 있고 난 뒤, 서아라가 이렇게 차분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차건우를 방심하게 하여 그가 바람을 피웠다는 증거를 얻어내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자신이 태도를 바꾸면 차건우는 분명 눈치챌 것 같았다.
서아라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격하게 키스를 하더니 말했다.
“괜찮아. 내가 편하게 해줄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참 빨리도 흘러갔다.
서아라는 매일같이 차건우를 감시하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증거도 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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