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2화
서아라와 차건우의 사이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았다. 서아라는 차건우의 행동을 완전히 밀어내지는 않았지만 어떤 지점에서는 본능처럼 거부감이 올라왔다.
둘 사이에는 더는 얼마 전처럼 싸늘한 냉기가 흐르지 않았지만, 한때 가장 가까웠을 때처럼 다정하지도 않았다.
서아라가 마음을 감추려 했어도 시간이 조금 지나자 성격이 호탕한 차서연조차 대강 눈치를 챘다.
저녁때, 서아라와 차서연의 부모가 모처럼 한 상에 함께 앉았다.
임소희가 다정하게 말했다.
“둘 다 많이 먹어. 내 집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격식 차리지 마.”
차태민도 환하게 웃었다.
“필요한 거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 우리도 T국에서 어느 정도 인맥이 있어. 안전 문제도 걱정할 필요 없어.”
서아라는 공손히 감사 인사를 했다.
함께 식사한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서아라는 몇 번의 저녁 자리에서 미묘한 기색을 알아챘다.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차서연의 부모가 차건우에게 보이는 열정과 공손함 속에는 어렴풋한 두려움이 섞여 있는 듯했다. 별로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서아라는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
T국은 그리 크지 않았다. 차서연이 길잡이 역할을 하자 유명한 관광지는 금세 다 돌아보게 됐다. 다만 날씨가 너무 더워서 서아라는 점점 밖으로 나가기가 귀찮아졌다.
어느 날 아침 식사를 막 끝냈을 무렵 차서연이 휙 문을 두드리고 들이닥쳤다.
“서아라, 얼른 와서 드레스 고르자. 오늘 밤이 바로 천아연 씨 결혼식이야. 이따가 메이크업이랑 스타일링도 해야 해.”
대통령 딸의 결혼식에 갈 수 있는 이들은 보통 인물이 아니었다.
차서연의 부모는 오래전부터 T국에 정착해 나름의 지위와 인맥을 쌓아 두었다.
대통령 딸의 결혼식은 작은 행사가 아니었다. 거기서 실수라도 하면 정말 웃음거리가 될 터였다.
그날 아침부터 서아라는 차서연에게 끌려가 드레스를 고르고, 피부 관리를 하고, 스타일링을 받았다. 하루 종일 아무 데도 못 가고 평소 외출할 때보다 더 지쳤다.
머리를 손질하던 중 서아라가 참다못해 말했다.
“우리는 대통령 딸 결혼식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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