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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너 아직 나 신경 쓰지.” 차건우가 다가왔다. 맑고 낮은 음성이 알 수 없는 유혹을 띠었다. “네 마음에는 아직 내가 있어.” 서아라의 심장이 불현듯 쿵 하고 내려앉으며 차건우를 바라봤다. 어둡고 깊은 그의 눈동자가 담담히 그녀를 응시했다. 자석처럼 혼을 빨아들이는 시선에 고개만 조금 들면 그의 얇은 입술에 닿을 것 같았다. 서아라는 입술을 꼭 다물고 시선을 비켜 놓았다. “나는 그저 예전처럼 너를 돌보고 싶지... 읍!”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입술이 와락 겹쳤다. 뜨거운 열이 그의 몸에서 전해졌다. 오래 굶주린 짐승처럼 그녀의 입술과 숨결 사이가 온통 그의 기척으로 가득 찼다. 창밖 빗소리가 유리창을 따다닥 두드렸고, 방 안 공기는 뜨겁고 아찔하게 달아올랐다. 모든 것이 끝난 뒤, 차건우는 예전처럼 그녀를 안아 욕실로 향했다. “됐어.” 서아라의 목소리는 나른하고 잠겨 있었다. “나 혼자 씻을 수 있어.” 그들 사이의 결혼에 오해 살 만한 의식이 그리 필요하지는 않았다. 어떤 일은 선만 지키면 충분했다. 습관 들이기는 쉽고, 끊기는 어려우니까. 앞에 심연이 기다린다는 걸 알면서도 뛰어드는 건 미친 짓이었다. 차건우의 깊고 검은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녀가 그의 품에서 몸을 빼려 하는 것도 막지 않았다. 다만 조용히 바라볼 뿐이었다. 서아라는 슬리퍼를 신고서야 일어섰다. 그런데 다리가 문득 풀리며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 두 손이 그녀를 단단히 붙들어 세웠다. 그가 파문 하나 없는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이럴 걸 미리 알고 있었던 듯 그는 말없이 보기만 했고, 굳이 막지도 않았다. 유치한 아이를 지켜보는 침착한 어른처럼. 서아라의 가슴에는 약간의 분노, 그리고 더 큰 서러움이 올라왔다. 차건우는 평소에는 우아하고 자제력이 있어 보이면서도 침대에 오르면 짐승으로 변해 수위를 가늠하지 못한다. 매번 끝나고 나면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기조차 힘들었다. 차건우가 다시 그녀를 안아 올려 이마를 마주 댔다. 다정한 접촉이었다. “이래도 혼자 씻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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