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7화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에요.”
임우현 같은 남자에게야 어떤 여자가 못 미치랴. 그가 굳이 유부녀인 서아라를 마음에 둘 리가 없었다.
자신도 얼굴은 괜찮은 편이지만 임우현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보다 더 예쁜 여자를 수없이 찾을 수 있었다. 굳이 차건우의 눈 밖에 날 위험을 감수하며 자신에게 무엇을 하겠는가.
주변을 둘러보던 서아라는 살짝 미간을 좁혔다.
“제 신발이 망가져서 차건우가 신발을 가지러 갔어요. 그런데 여기는 제가 차건우랑 갔던 그 길이 아니에요.”
임우현이 비꼬듯 말했다.
“누가 꼭 왔던 길로 돌아가야 정원으로 간다고 했어요?”
서아라는 임우현을 보며 무언가를 깨달았다.
“그러니까...”
“방금 저는 이 길로 정원까지 왔어요. 지름길이에요. 여기로 가면 정원까지 시간이 꽤 절약돼요.”
“그럼 여기서 차건우를 만났다는 거예요?”
“아니요. 그냥 지나오다가 재미있는 일을 하나 봤을 뿐이에요.”
서아라는 조금 어리둥절했다.
“재미있는 일요? 그게 차건우랑 무슨 상관이에요?”
임우현은 의미를 가늠하기 어려운 웃음을 지었다.
“저는 오는 길에 풍경을 보며 천천히 걸었거든요. 그래서 우연히 재미있는 상황을 봐도 피할 시간이 있었죠. 그런데 차건우는 걸음이 아주 급해 보였어요... 아마 그대로 들이닥쳐서 현장에서 들킬 가능성이 컸을 거예요.”
서아라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가슴 밑바닥에서 짙은 불안이 치밀었다.
“대체 무슨 일이에요?”
임우현은 신비로운 표정을 지으며 끝내 비밀을 흘리지 않았다.
그가 손목의 시계를 힐끗 보았다.
“지금이야말로 가장 구경하기 좋은 때라고 보는데요.”
...
차건우는 서아라에게 맞을 만한 신발을 골랐다. 신발이 든 봉투를 들고 탈의실을 나서려다 걸음을 멈추고 옆에서 외투 하나를 집어 들었다.
오늘 연회가 끝나려면 최소 자정은 넘어야 했다. T국이 덥다 해도 깊은 밤이면 서늘해진다. 비라도 내리면 일교차는 더 커진다.
봉투를 들고 팔에 외투를 걸친 차건우는 성큼성큼 발걸음을 재촉했다. 문득 황민재가 준 지도에 작은 길이 하나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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