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8화
지금 그는 서아라와 함께 아무런 대비 없이 성안에 들어와 마치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처럼 빠져나가기도 쉽지 않았다.
천승우는 점점 깊어지는 차건우의 눈빛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담담히 웃으며 생각할 시간을 주듯 말없이 기다렸다.
이번 제안은 천승우가 내줄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였고 차건우에게도 고작 며칠을 허비하는 일에 불과했다.
그 역시 가능하다면 태성 그룹과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서로 한 발씩 물러서는 것이 가장 완벽한 타협이었다.
“그럼 일주일만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차건우가 불현듯 입을 열었다.
천승우는 가라앉은 눈빛으로 차건우를 바라보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네. 단, 이 일주일 동안 자네와 자네 아내는 모두 성에 머물러야 하네. 아내를 데리고 다니는 것은 허락할 수 없지. 물론 밤에는 아내가 있는 침전으로 돌아가는 건 괜찮네.”
차건우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 침묵이 곧 동의라는 것을 이해한 천승우는 웃으며 말했다.
“시간을 아끼려면 오늘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듯한데, 자네 생각에는 어떤가?”
차건우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담담히 대답했다.
“좋습니다.”
“여봐라!”
천승우는 밖에 대기하고 있는 하인을 불렀다.
“아연 아가씨를 모셔 오너라.”
그 시각, 서아라와 차서연은 성의 드넓은 후원에서 산책하고 있었다.
이곳은 보기 드문 이국적인 꽃과 기이한 식물들이 가득했고, 풍경 또한 업계의 명망 높은 조경가가 정성껏 설계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하지만 서아라는 이미 아까부터 이곳을 구경할 마음이 없었다.
차서연과 서아라는 그저 머무는 궁전 주변만 천천히 돌며 밖으로는 나가지 못했다.
두 사람한테는 성의 구조가 낯설었고 차건우가 돌아오기만 하면 함께 이곳을 떠나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오전 내내 후원을 거닐었지만 차건우의 모습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차건우가 휴대전화를 침실에 두고 나온 탓에 서아라는 그와 연락조차 할 수 없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어쩌면 오빠가 이 기회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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