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9화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서아라는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차건우는 이 일을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생각인 모양이었다.
서아라는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향했다.
30분이 지나서야 그녀가 욕실에서 나왔고 차건우는 아직도 방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입술에서는 더 이상 피가 흐르지 않았다.
이미 간단히 처치한 모양이었다.
서아라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차건우 입술 상처는 병원에 가서 보이는 게 좋을 것 같아. 감염이라도 되면 어쩌려고?”
결국 그 상처는 자신이 낸 것이니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책임을 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를 돌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 될 터였다.
차건우는 천천히 고개를 들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괜찮아. 별일 아니야.”
입술이 물려서 피까지 뚝뚝 떨어졌는데 오히려 차건우의 기분은 좋아진 것처럼 보였다.
서아라는 그런 차건우의 모습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밥 먹어야지.”
두 사람은 식탁에 마주 앉았다.
차건우의 입술의 상처를 고려하여 서아라는 중식을 시키지 않고 서양 음식을 택했고 차건우의 몫까지 주문했다.
서아라가 고개를 들었을 때 차건우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이상해하며 물었다.
“왜 그래?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차건우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야. 그냥 널 좀 더 보고 싶어서.”
서아라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무언가 말을 이어가려는 순간 문밖에서 천아연의 애교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건우 씨, 건우 씨! 식사는 다 하셨나요? 건우 씨께 선물해 드릴 게 있어요”
차건우와 마주 앉아 있는 서아라를 본 천아연은 순간 망설이는 듯했지만 이내 그녀를 향해 말을 이었다.
“서아라 씨도 계셨네요.”
서아라도 천아연의 화사한 얼굴을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천아연 씨는 제가 여기 있는 거 보고 많이 놀라신 모양이네요. 혹시 제가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 건가요?”
천아연은 당황한 듯 얼른 말을 잇더니 설명을 늘어놓았다.
“아니에요. 그런 뜻이 절대 아니에요! 어제 왔을 때는 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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