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6화
천아연은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정신을 차리자마자 서둘러 뒤를 쫓았다.
“아, 잠깐만, 저도 같이 가요...”
서아라는 침실로 돌아와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러다 문득 휴대전화에서 알림음이 울리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탁자 위에 올려둔 휴대전화를 급히 집어 들고 화면을 풀어보는 순간, 자신이 얼마나 다급하게 움직였는지 자신도 깨달았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서아라는 이마를 짚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열린 화면에 눈길을 두는 순간, 시선이 금세 가라앉았다.
차건우가 아니었다.
‘혹시 내가 차건우일 거라 기대했던 걸까?’
서아라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고 자신이 이렇게 된 건 이미 구제 불능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고는 다시 화면에 뜬 문자를 읽었다.
[저는 이미 기다리고 있어요. 괜히 제가 직접 가서 아라 씨를 찾아야 하게 만들지 마세요.]
잠시 고개를 숙여 생각에 잠겼던 서아라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궁전을 나섰다.
임우현이라는 사람과는 몇 번 마주친 적밖에 없어 그의 성격을 깊이 알지는 못했지만 한번 입 밖에 낸 말은 반드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라는 정도는 짐작할 수 있었다.
괜히 분란을 만들고 싶지도 않았고 마침 할 일도 없었기에 서아라는 직접 가 보기로 했다.
어제 만났던 그 정자에 도착하자 역시나 임우현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돌 탁자 위에는 다과와 찻잔까지 정갈히 준비돼 있었고 마치 진짜로 다과회를 열려는 듯한 분위기였다.
서아라가 다가서자 임우현은 짙은 눈썹을 들어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최소한 몇 시간은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
서아라는 돌의자에 앉으며 담담히 대답했다.
“어차피 결론은 같을 텐데 괜히 시간만 낭비하느니 지금 나오는 게 낫죠.”
임우현은 서아라를 바라보며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쉽게 잡은 주도권인데 조금은 힘겨루기할 줄 알았거든요.”
“저는... 그럴 만큼 한가하지 않아요.”
임우현은 서아라를 위아래로 살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
“지금의 성격은... 예전보다 훨씬 마음에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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