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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조금도 놀라는 기색이 없네요.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모양이죠?” 서아라는 잠자코 있었다. 사실 그녀도 오래전부터 자신들이 머무는 곳에 대통령의 눈과 귀가 숨어 있을 거라 예상했다. 임우현이 차를 들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이미 알고 있었다면 아침에 왜 굳이 천아연을 정면으로 몰아붙인 거죠?” “왜요? 제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임우현은 찻잔에 입김을 불어 식힌 뒤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며 담담히 말했다. “아라 씨의 성격이라면 그 정도로 충동적인 행동을 할 것 같지는 않은데요?” 임우현은 서늘한 시선으로 서아라를 바라보았다. “여긴 T국이고 천아연은 대통령이 가장 아끼는 딸이에요. 그런데 네가 대놓고 공격하다니... 혹시 차건우가 있어서 두려울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정말 그렇게 보였어요?” 서아라는 고개를 갸웃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제가 단순히 충동적으로 보였나요?” 임우현의 짙은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그럼 다른 의도가 있다는 건가요?” 서아라는 담담히 말했다. “제 의도는 단순해요. 저는 천아연이 싫다는 걸 분명히 알리고 싶었고 또 괜히 불쌍한 척, 무고한 척하는 속임수는 그만 쓰라는 거죠. 그런 건 너무 많이 봐왔거든요. 그런 같은 사람에게는 굳이 에둘러 말할 필요도 없어요.” 임우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지적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불필요한 문제를 만들 수 있어요.” “굳이 제가 먼저 자극하지 않아도 천아연은 저를 좋아할 리 없어요. 만약 진심으로 차건우를 원한다면 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겠죠.” 사랑은 본질적으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것이고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마음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는 없었다. 서아라는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저는 천아연이 저를 이용해서 차건우에게 다가갈 기회를 절대 주지 않을 거예요.” 만약 자신이 천아연과 겉으로라도 하게 지낸다면 분명 그녀는 친구라는 명목으로 계속 나타나 존재감을 드러내고 차건우의 환심을 사려들 것이다. 자기 남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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