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7화
서아라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나 차건우는 이미 그녀보다 먼저 바닥에 떨어진 천아연을 안아 올려 다시 침대 위에 눕히고 있었다.
총에 맞아 의식을 잃었을 때야 어쩔 수 없다고 여겼지만 지금처럼 천아연의 얼굴이 창백한 고통 속에서도 희미하게 홍조를 띠는 순간, 서아라의 가슴 한구석이 알 수 없이 저렸다.
“의사 불러.”
차건우의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가 울리자 서아라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가 되물었다.
“뭐라고?”
“상처가 찢어졌어. 어서 의사 불러.”
그제야 서아라는 옷자락이 다시 피로 물들어 있는 것을 보고 급히 밖으로 달려갔다.
잠시 후 의사와 함께 돌아왔을 때, 서아라는 문틈으로 들려오는 나직한 목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건우 씨가... 이렇게까지 저를 신경 써준 건 처음이네요.”
천아연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떨림이 섞여 있었고 서아라는 잠시 굳어 선 채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의사는 곧장 다가와 상처를 살피더니 얼굴이 굳어졌다.
“천아연 씨, 체질이 특이해서 상처가 아물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계속 무리하시면 언제 회복될지 장담 못 합니다.”
천아연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지만 얼굴에는 오히려 미소가 번졌다.
“평생 낫지 않아도 좋아요. 저는 후회 없어요.”
의사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이내 약을 갈아 바르고 새 붕대를 감아주었다.
차건우는 그사이 조용히 일어나 방을 나섰다.
천아연의 시선은 끝까지 그 뒷모습을 따라갔고 아쉬움이 가득 어려 있었다.
서아라는 의사가 치료를 끝내고 나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
방 안이 고요해진 뒤, 천아연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제가... 아라 씨라고 불러도 될까요?”
“편하신 대로 하세요.”
천아연은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부인님이라고 부르면 어쩐지 어색해요. 아가씨라고 부르는 것도 서운해하실 테니 그냥 이름을 부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서아라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천아연이 차건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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