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9화
“아라야, 어제 어디로 산책 나간 거야?”
서아라는 눈빛이 반짝이더니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딜 갔는지는 네가 이미 조사해 봤을 거잖아?”
성 내부는 당연히 감시 구역이 설정되어 있었고 일부 사각지대가 있긴 했지만 그녀의 행적을 확인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서아라는 희미하게 기억났지만 정원을 지나갈 때 나뭇가지 사이에 숨겨진 CCTV가 있었던 것 같았다.
차건우는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서아라는 그의 깊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조급해하지 않고 인내심 있게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뒤, 차건우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어제 너도 란원에 갔으면서 왜 보이지 않았던 거야?”
서아라는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그 자리에 나타나봤자 환영은커녕 오히려 사람들을 불쾌하게 하고 서로 민망해질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왜 나타나야 해?”
차건우의 표정은 눈에 띄게 냉정해졌다.
서아라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넌 여전히 천아연 씨한테 우산도 씌워주고 옷도 걸쳐줄 수 있었겠어?”
서아라의 표정에는 비꼼이나 특별한 감정이 없어 보였고 심지어 목소리조차 부드러웠다.
오히려 이 말은 차건우의 귀에 마치 자신이 뒤에서 몰래 무언가를 했고 그녀가 피하도록 만들었다는 의미처럼 들려 묘하게 불쾌감을 자아냈다.
“서아라!”
차건우는 날카로운 눈썹을 치켜세우며 냉정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이름에 성까지 붙여 불렀다는 것은 그만큼 불쾌함이 극에 달했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녀가 아직 병상에 있다는 것을 인식한 듯 그의 말투는 그 정도로 냉정하지는 않았다.
“그날 천아연 씨가 란원에 가자고 우겨서 간 건데 마침 비가 내렸거든. 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서 감기에 걸리면 안 된다며 내 코트를 빌린 거야.”
차건우는 설명 같은 건 잘 하지 않는 사람이고 굳이 이유를 늘어놓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만큼은 서아라가 오해하지 않도록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서아라의 표정에는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도 천아연 씨는 쓰러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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