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6화
서아라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런 결혼을 계속해 봐야 무슨 의미가 있는지.
날이 잔뜩 서 있는 서아라의 말을 듣고도 차건우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세 번밖에 안 했어.”
“밖에?”
서아라의 목소리에는 가벼운 조롱이 묻어났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나 봐?”
남자는 그 말을 듣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검은 눈동자도 전혀 동요하는 기색이 없었다.
“너 말고는 앞으로 어떤 여자에게도 이런 걸 해주지 않을 거야.”
서아라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예전엔 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차건우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정교한 눈매는 여전히 차분했다.
서아라가 또다시 날카로운 말로 트집을 잡았지만 차건우의 표정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서아라는 말하다 보니 입이 말랐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며 생각해 낸 말을 뱉어도 전혀 남자를 자극하지 못했다.
화가 난 서아라도 더 말을 꺼내지 않았다.
말해봤자 소용없을 테니까.
남자는 금방 사과를 다 깎았다. 그는 정성스럽게 사과를 썰어 작은 접시에 담았다.
“갈증 나지? 사과 좀 먹어.”
차건우는 심지어 자상하게 사과 한 조각을 포크로 찍어 서아라의 입가로 가져다주었다.
서아라는 참지 못하고 쏘아붙였다.
“천아연한테도 이렇게 했어?”
“아니.”
서아라는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없는 곳에서 그 여자한테 어떻게 했는지 누가 알아? 천아연이 영상 안 보냈으면 난 아마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을 거야.”
차건우의 눈가에 무기력한 기색이 스치더니 여전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라야, 내가 왜 너한테 거짓말을 하겠어.”
그랬다. 차건우는 그녀를 속일 필요가 없었다.
침묵하거나 말하지 않을 뿐, 거짓말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서아라는 코앞에 있는 남자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다가 입가에 가져온 사과를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참 다정하지. 조금 전 트집을 잡으며 다투느라 말을 많이 해서 목이 마른 걸 알고 손수 사과까지 먹여주니 말이다.
서아라의 눈빛이 싸늘해지며 차건우의 손을 힘껏 밀어냈다.
차건우는 서아라가 이런 행동을 할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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