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7화
방 안의 사람은 많지도 적지도 않았다.
차건우가 말을 마치자 방 안의 공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서아라조차 차건우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본론을 꺼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차건우 다운 행동이긴 했다.
“차건우 씨.”
영부인이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
“서아라 씨 납치 사건은 이미 충분히 조사하지 않았나요? 원하는 카메라 영상도 군말 없이 넘겼잖아요. 심은우를 심문하고 싶다고 하니 마음껏 물어보게 했고요. 이제 와서 그 일을 다시 꺼내면서 날조하려는 건가요?”
차건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는 데는 당연히 근거가 있습니다.”
천승우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침착하고 위엄 있는 목소리가 병실 안에서 유난히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오호, 증거를 찾은 모양이군.”
차건우가 가만히 있자 천승우는 다시 물었다.
“심은우가 자백했나?”
이 일은 천승우가 직접 지시했기에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곳 T국은 그의 영역이라 흔적을 지우는 건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다.
게다가 이 일은 오랫동안 계획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기에 조금의 실마리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차건우가 증거를 찾아냈다면 그건 오직 심은우를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천승우는 심은우가 자백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지만 만약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정말로 자백할 수도 있지 않나.
그래서 대비책까지 마련해 두었다. 심은우의 자백으로는 증거가 될 수 없고 오히려 강압적인 고문 끝에 거짓 자백을 했다고 둘러대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심은우와 대면했을 때 그는 말을 바꿀 것이다.
그러면 차건우가 지목한 증거는 모두 모함으로 뒤바뀌는데 한 나라의 대통령을 모함한 사람을 어떻게 그냥 두겠나.
그때 다시 천아연과 차건우를 이어주면 차건우도 더 거절할 이유가 없을 테다.
황민재가 빠르게 증거를 가져왔다.
하지만 놀랍게도 차건우는 심은우를 데려오지 않았고 서아라는 대체 차건우가 어떻게 할 심산인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천승우는 찡그린 얼굴로 차건우가 가져온 소위 증거라는 것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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